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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발포 그날, 전두환 광주 찾았다" 39년만의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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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가 있었던 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직접 광주를 찾았다는 증언이 39년 만에 나왔다. 지난 14일 오후 JTBC 보도에 따르면 미군 501여단에서 정보 요원으로 활동했던 김용장 전 주한미군 방첩 정보요원은 1980년 5월 21일 오후 12시쯤 전 전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광주 제1전투비행장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JTBC 방송 캡처]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가 있었던 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직접 광주를 찾았다는 증언이 39년 만에 나왔다. 지난 14일 오후 JTBC 보도에 따르면 미군 501여단에서 정보 요원으로 활동했던 김용장 전 주한미군 방첩 정보요원은 1980년 5월 21일 오후 12시쯤 전 전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광주 제1전투비행장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JTBC 방송 캡처]

1980년 5월 21일 광주 전남도청 앞에서 집단 발포가 있었던 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직접 광주를 찾았다는 증언이 39년 만에 나왔다. 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당시 광주에 들른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실제 그때 광주에 갔다면 발포명령자로 연결될 수 있어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오후 JTBC 보도에 따르면 미군 501여단에서 활동했던 김용장 전 주한미군 방첩 정보요원은 1980년 5월 21일 오후 12시쯤 전 전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광주 제1전투비행장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요원은 5·18 당시 광주에서 근무를 했으며 미국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정보를 입수해 보고하는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김 전 요원은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대기하고 있었던 정호용 특전사령관, 505보안부대 이재우 대령 등과 거기서(제1전투비행장) 회의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5월 21일 낮에 광주 중심지 전일빌딩 그 주변에다, 27일 광주천 상류 양림동에서 발포·사격을 했다"며 "그때 사용했던 헬기 기종이 UH-1H, 기관총은 M60으로 기억하고 있고 그렇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며 "왜냐하면 전 전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간 이후 바로 광주도청 앞에서 집단 발포, 사살행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내용을 미국 국방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가 있었던 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직접 광주를 찾았다는 증언이 39년 만에 나왔다. [JTBC 방송 캡처]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가 있었던 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직접 광주를 찾았다는 증언이 39년 만에 나왔다. [JTBC 방송 캡처]

지금까지 전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국방부 회의에 참석했다는 기록을 토대로 광주에 간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김 전 요원은 이에 대해 "그 기록을 믿지 않는다"며 "광주에 전 전 대통령이 왔다는 걸 본 사람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직접 봤냐는' 질문에 "우리 사무실과 단장실과의 거리는 약 1km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볼 수는 없었지만 정보원으로부터 바로 연락을 받았다"며 "제 개인적인 추측이나 의견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제가 보고 들었던 내용만 얘기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전 요원은 '비행계획서'를 근거로 들며 전 전 대통령이 광주에 왔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어떤 헬기가 출발을 하면 기록이 남는다"면서 "Flight Plan이라고 해서 비행계획서라는 게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건 절대 남게 돼 있다"며 "헬기가 왔는지 안 왔는지는 서울에서 출발한 비행계획서하고 광주에 도착한 비행계획서 기록을 보면 바로 나온다"고 말했다.

김 전 요원은 '북한군 개입설'은 어불성설이라고도 했다. 그는 "그 당시 광주는 해안이나 육로 그야말로 물 샐 틈 없이 전부 다 봉쇄가 돼 있었다"며 "미 군사첩보 위성이 광주 상공을 2시간 내지 3시간 간격으로 선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지만원 씨가 주장하고 있는 600명 북한 특수군이 잠입했다는 사실은 창작적인 소설에나 나오는 얘기지 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39년 만에 이런 내용을 증언하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김 전 요원은 "증인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 광주에 대한 진상이 이루어져야지 우리가 만약에 죽고 나면 그 일을 누가 하겠는가"라며 "지난 39년 동안에 제가 가지고 있는 십자가는 굉장히 크고 무거웠어서 이제 개인적으로도 이걸 내려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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