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월드 클래스 손흥민, 광고도 톱 클래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축구 스타’ 손흥민이 경기장 안에서뿐 아니라 밖에서는 광고모델로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현재 그는 스포츠용품의 모델로 활동 중이다. [사진 아디다스]

‘축구 스타’ 손흥민이 경기장 안에서뿐 아니라 밖에서는 광고모델로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현재 그는 스포츠용품의 모델로 활동 중이다. [사진 아디다스]

‘축구 스타’ 손흥민(27·토트넘)이 광고 모델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29)가 ‘광고 퀸’이라면, 손흥민은 ‘광고 킹’이라 할 만하다.

시계·면도기·통신사 등 7개 광고 #모델료 6개월 6억원, 1년 10억원 #실력 뛰어난 데다 사생활 깨끗 #웃는 얼굴에 패션 감각도 출중

요즘 TV만 켜면 손흥민이 출연한 광고가 쏟아진다. 손흥민은 면도기(질레트)·시계(태그호이어)·통신사(SK텔레콤)·은행(하나금융그룹)·소염진통제(안티푸라민)·아이스크림(슈퍼콘) 등의 모델로 활약 중이다.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까지 포함하면 총 7개 제품의 광고 모델을 맡았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1월 발표한 남자 광고모델 브랜드 평판에서 손흥민은 아이돌스타 강다니엘과 요리연구가 백종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광고계 관계자는 “손흥민의 광고모델료는 6개월에 6억원, 1년 기준으로 5억~10억원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아디다스 글로벌 본사는 손흥민과 2023년까지 직접 후원계약을 맺었다. 아디다스 글로벌 본사는 메시와 포그바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과 직접 후원계약을 맺는다. [사진 아디다스]

아디다스 글로벌 본사는 손흥민과 2023년까지 직접 후원계약을 맺었다. 아디다스 글로벌 본사는 메시와 포그바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과 직접 후원계약을 맺는다. [사진 아디다스]

그렇다면 손흥민이 광고계를 평정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도 손흥민의 ‘월드 클래스 축구 실력’ 덕분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공격수로 활약 중인 그는 올 시즌 16골, 9도움을 기록 중이다.

아디다스 글로벌 본사는 지난해 손흥민과 2023년까지 후원 계약을 연장했다. 2008년부터 15년간 후원을 이어간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아디다스 글로벌 본사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폴 포그바(프랑스)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과 직접 후원 계약을 맺는다. 아디다스 코리아가 아닌 아디다스 글로벌 본사가 한국 성인 선수 가운데 직접 후원 계약을 맺은 건 손흥민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안티푸라민은 무협만화 같은 성장스토리를 지닌 손흥민과 자사제품 성장을 동일시했다. [사진 안티푸라민]

안티푸라민은 무협만화 같은 성장스토리를 지닌 손흥민과 자사제품 성장을 동일시했다. [사진 안티푸라민]

손흥민의 무협만화 같은 성장 스토리도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손흥민은 어릴적 강원도 춘천에서 아버지 손웅정(57)씨의 지도 아래 하루에 슈팅 연습을 1000개 씩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1933년 한국 자체기술로 만든 첫 의약품 안티푸라민은 손흥민과 자사제품의 성장을 동일시하는 전략을 썼다. 광고에서 어둠을 뚫고 경기장으로 뛰어나가는 손흥민은 “실패가 상처로 남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 어제의 아픔은 내일로 가져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통신사 SK텔레콤은 손흥민의 혁신적인 모습에 주목했다. [사진 SK텔레콤]

통신사 SK텔레콤은 손흥민의 혁신적인 모습에 주목했다. [사진 SK텔레콤]

통신사 SK텔레콤은 손흥민처럼 축구 스타가 되길 원하는 꿈나무와 자사의 혁신기술을 결합했다. 8시간의 시차와 8900㎞의 거리를 뛰어넘어 원격 축구 교실을 통해 손흥민이 한국에 있는 초등학생에게 한 수 가르친다는 내용이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2019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지난 1월 14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트넘의 손흥민이 2019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지난 1월 14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패셔니스타’이기도 하다. 깔끔한 외모에 듬직한 체격으로 남성 소비자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지난 1월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 입국했을 때도 손흥민의 ‘공항 패션’이 화제였다. 평범한 흰색 티셔츠에 국내 디자이너가 제작한 55만원 짜리 점퍼를 걸쳤다. 여기에 명품 벨트를 착용했다. 당시 그가 착용한 태그호이어의 700만원대 시계(까레라 칼리버 호이어01)는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패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이연화 로터스 그룹 대표이사는 “손흥민의 패션은 깔끔하다. 군더더기 없는 모던룩이다. 마치 피겨 여왕 김연아의 남자 판이라 할 만하다. 두 사람은 패션도 닮았다”며 “손흥민은 부와 명성에 비해 비교적 검소한 가격대의 옷을 즐겨 입는다. 동시에 명품 시계와 고급 벨트로 포인트를 줘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했다. 남성들의 로망이 바로 손흥민”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이 출연한 하나금융그룹 유투브 영상을 한달만에 1000만뷰를 돌파했다. [사진 하나금융그룹]

손흥민이 출연한 하나금융그룹 유투브 영상을 한달만에 1000만뷰를 돌파했다. [사진 하나금융그룹]

깨끗한 사생활과 좋은 이미지도 손흥민이 광고 스타로 상한가를 치는 이유다. 김연아처럼 손흥민도 사생활 때문에 구설에 오른 적이 거의 없다. 또 그는 항상 웃는 편이다. 프랑스의 축구 레전드 티에리 앙리가 손흥민에게 “당신은 왜 항상 웃나요?”라고 물었을 정도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성 추문으로 이미지가 추락했던 것과 대비된다.

하나금융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승패에 웃고 우는 스포츠 선수를 모델로 기용하는 건 리스크가 있었지만, 경기가 끝난 뒤 상대 팀 선수를 안아주는 손흥민의 인간미를 눈여겨봤다. 좋은 이미지 덕분인지 손흥민이 출연한 유튜브 광고 조회 수가 한 달 만에 1000만 뷰를 돌파했다. 손흥민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것은 일단 대성공”이라고 전했다.

질레트는 면도날처럼 정밀하고 날카로운 플레이를 펼치는 손흥민을 모델로 삼았다. [사진 손흥민 인스타그램]

질레트는 면도날처럼 정밀하고 날카로운 플레이를 펼치는 손흥민을 모델로 삼았다. [사진 손흥민 인스타그램]

손흥민은 불우이웃돕기에도 앞장서는 기부 천사다. 지난달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를 통해 영국 런던의 일상생활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토스트를 만들면서 “역시 햄은 토튼햄이지”라는 ‘아재 개그’를 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면도기 회사 질레트는 손흥민이 출연한 광고 영상의 조회 수를 계산해서 1회당 1원의 기부금을 전달하는데, 조회 수가 벌써 327만을 돌파했다.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은 “손흥민이 지난해 8월 육군에 1억원을 남몰래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기부 천사 손흥민은 축구 팬의 사랑과 광고계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손흥민 겹치기 모델 기용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황장선 중앙대 광고홍보학 교수는 김혜자씨는 다시다 광고모델로 30년 가까이 활동해 다시다하면 떠오른지만, 소비자는 손흥민하면 7개 광고 중 한개만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트넘 인스타그램]

기업들의 손흥민 겹치기 모델 기용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황장선 중앙대 광고홍보학 교수는 김혜자씨는 다시다 광고모델로 30년 가까이 활동해 다시다하면 떠오른지만, 소비자는 손흥민하면 7개 광고 중 한개만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트넘 인스타그램]

‘광고 킹’ 손흥민

- 아디다스(스포츠용품), 질레트(면도기),
태그호이어(시계), SK텔레콤(통신사),
하나금융(은행), 안티푸라민(소염진통제),
슈퍼콘(아이스크림) 등 7개 업체
- 2019년 1월 남자 광고모델 브랜드 평판지수 3위
(1위 강다니엘, 2위 백종원)
-광고모델료 6개월에 6억원(5억~10억원 수준)

손흥민 광고계 평정 이유

① 월드클래스 축구 실력
② 무협만화 같은 성장스토리
③ 남성 소비자의 워너비
④ 구설수 없는 사생활
⑤ 기부 천사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