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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못 믿겠다는 권익위…승리‧정준영 카톡방 자료 검찰로

중앙일보

입력

빅뱅 전 멤버 승리(왼쪽)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는 가수 정준영. [연합뉴스], 김상선 기자.

빅뱅 전 멤버 승리(왼쪽)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는 가수 정준영. [연합뉴스], 김상선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빅뱅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와 가수 정준영(30)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자료를 경찰이 아닌 대검찰청에 넘기고 수사를 의뢰했다.

13일 권익위에 따르면 카톡 대화 내용과 권익위 내부 검토 보고서를 지난 11일 대검찰청에 이첩했다. 이후 제보자인 방정현 변호사에게 “귀하께서 우리 위원회에 신고하신 ‘유흥업소 운영자와 경찰의 유착 의혹’ 건은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대검찰청으로 이첩했고, 조사 결과는 위원회에서 알려드릴 예정이다”라는 내용의 처리결과를 통지했다. 방 변호사가 제보한 카톡 자료로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불거졌으며 정준영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정황도 포착돼 두 사람 모두 경찰에 입건됐다.

권익위는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가 아닌 검찰에 자료를 보냈다. 권익위 공익신고 TF 에 접수된 공익신고 내용을 조사, 보고하면 구성된 위원회에서 검토해 수사 혹은 감사기관으로 넘긴다. 권익위 관계자는 “왜 경찰이 아니라 검찰에 이첩했는지 이유를 밝힐 수 없다”면서도 “수사기관은 경찰과 검찰 모두 해당하지 않나. 통상적으로 검찰에만 수사를 의뢰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권익위는 경찰의 두 차례에 걸친 자료 협조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카톡방 참여자들과 경찰 간 유착이 의심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방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카톡방에 경찰 유착이 의심되는 내용이 많았다. ‘처리했다’ ‘무마했다’는 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은 수사를 계속해나갈 것”이라며 “권익위 고발 관련 검찰 입장을 들어봐야겠지만, 최대한 국민의 의혹이 제기되지 않는 방법으로 협의하면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수사국 관계자 역시 “ 권익위가 자료 확보를 위한 영장신청 전 대검찰청에 넘긴 것 같다”며 “저희는 계속 협조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직접 수사 여부를 결정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현재 문서를 검토 중”이라며 “중앙지검에 사건을 내려보낼 것 같기는 하나 광수대가 수사하고 있는 사안이니 빨리 결정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그동안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신고 접수 여부와 진행 상황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방 변호사가 언론을 통해 스스로 밝히는 부분이 있어 대검찰청 이첩 등 진행 상황을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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