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판다"···갤S10, 美·中서 예약판매 역대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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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8일 전세계 70개국에서 출시한 갤럭시S 10의 예약판매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10의 출시 국가를 이달말까지 130여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8일 전세계 70개국에서 출시한 갤럭시S 10의 예약판매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10의 출시 국가를 이달말까지 130여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 삼성전자]

'4000만대 이상 대박폰이 나올까.'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10주년 작인 '갤럭시 S10'의 초기 판매가 기존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갤럭시 S10은 출시 첫 주말인 지난 주말 국내는 물론 북미와 유럽, 그리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1%를 밑돌던 중국에서도 역대 최대 예약 판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갤럭시 S10이 연 4000만대 이상 판매되는 대박폰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스마트폰 업계는 흔히 후속 모델이 출시되기 전인 1년간의 판매량을 해당 모델의 흥행 여부를 판가름하는 잣대로 사용한다.

미국 정보기술(IT)전문매체 GSM아레나는 9일(현지 시각) "갤럭시 S10이 영국에 이어 미국서도 기존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예약 판매를 기록했다"며 "특히 3가지 모델 중 최상위급인 갤럭시 S10 플러스가 예약량의 57%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최근 몇 년간 큰 성과를 못 낸 애플이 뭔가 느껴야 할 것"이라는 평까지 덧붙였다.

중국 전자제품 유통업체 쑤닝은 "갤럭시 S10 출시 이후 10분간 판매량이 갤럭시S 9 대비 395% 증가했다"며 "지난해 점유율(중국)이 0.8%에 불과했던 갤럭시 시리즈가 반등을 이뤄낼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국내서도 출시 첫 주말인 지난 8일 갤럭시 S10 출시 효과로 이동통신사 간 번호이동이 평소보다 16% 증가했고, 이통3사 대리점에서는 공통으로 갤럭시 S10 플러스 128GB 모델은 수량이 부족해 개통이 지연됐다.

갤럭시 S10과 무선이어폰 갤럭시

갤럭시 S10과 무선이어폰 갤럭시

SK텔레콤 유통점의 한 직원은 10일 "갤럭시 S10 플러스의 프리즘 화이트와 실버 색상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흥행을 위해 일부러 물량을 안 푸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지경"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70개국에서 출시했는데 초기 판매가 모두 예상을 웃돈다"며 "물량 부족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주초부터 원활히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S10의 초기 판매 호조는 가격과 전면 디스플레이, 배터리 무선공유 기능, 카메라 성능 향상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10을 보급형인 갤럭시 S10e(128GB·89만9800원), 일반형인 갤럭시 S 10(512GB·129만8000원), 고급형인 갤럭시 S10 플러스(512GB·139만원) 등 3가지 모델로 출시했다. 기존 두 가지 모델만 출시하던 것과 달리 스마트폰 시장이 예년만 못한 점을 고려해 보급형을 추가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급형이 아닌 플러스 모델을 많이 찾아 내부에서도 놀라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치고 갤럭시 S9(64GB·95만7000원)이나 갤럭시 S9+(256GB·115만5000원)과 비교해 가격이 아주 높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애플의 최신 폰인 아이폰 XR (256GB·121만2000원, 512GB·196만4000원)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 여기에 "렌즈 구멍을 제외한 화면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채우고, 스마트폰을 배터리처럼 이용할 수 있고, 특히 플러스 모델은 전면에 2개, 후면에 3개의 렌즈를 각각 탑재해 카메라 성능을 다양화한 게 소비자들한테 어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갤럭시S 10

갤럭시S 10

세계적인 '애플 전문가'로 꼽히는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최근 "갤럭시 S10의 연간 판매량이 4000만~450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몇주 전 전망치 3000만~3500만대보다 30% 정도 늘린 수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도 "갤럭시 S10의 라인업이 5G(세대)용까지 포함할 경우 4가지로 늘어난다"며 "40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갤럭시 시리즈 중에는 2013~14년쯤 출시된 갤럭시S4 그리고 S5가 6000만대 안팎씩 팔려 판매 신기록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는 피처폰 이용자들이 막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던 시기였다. 또 시장은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강 구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화웨이나 샤오미 등 중국 업체가 중저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갤럭시 S10의 전작인 S9의 판매량은 최대 3500만대 정도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S10의 초기 판매 열기가 매우 뜨거운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초기 구매자가 호평을 내놓을지 실망할지까지 지켜봐야 대박폰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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