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중거리핵전력 조약 이행중단” 대통령령에 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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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앙포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앙포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소 냉전 시절 체결됐던 ‘중거리핵전력 조약’(INF) 이행 중단을 지시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이로써 양국 사이 32년간 지속해온 INF 조약이 사실상 폐기 수순에 돌입하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2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의 면담 자리에서 “우리의 답은 대칭적으로 될 것이다. 미국 파트너들이 (INF) 조약 참여를 중단한다고 했고, 이에 우리도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대통령령 서명은 INF 조약 이행 중단 선언을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가 2000년대 중반부터 남부 카푸스틴야르 지역에서 INF 조약에 위배되는 SSC-8 순항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며 조약 위반을 했다고 지적해 왔다.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부장관은 지난달 4일 러시아가 60일 이내 조약 위반 사항을 시정하지 않으면 조약에서 탈퇴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이같은 강경 반응을 보인 이유에 대해서는 INF 조약에 반하는 다수 미사일을 보유한 중국‧이란‧북한 등을 조약 안으로 끌어들이기 원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INF 조약은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사이에 체결됐다.

사거리 500~5500km의 지상 발사형 미사일의 생산·시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것으로 냉전 종식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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