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에 꼭 통일해야 합니다" 허담|"평양 가고싶지만 지금은 부적절" 김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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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영삼총재=평양에서 모스크바까지 이렇게 오셨으니 먼저 말씀하십시오.
▲허담=공동관심사야 통일문제지요. 우리가 김총재님을 초청한바도 있고, 또한 김일성주석께서 모스크바로 가 김총재님을 뵙고 인사전하고 평양초청문제가 아직 유효함을 말씀드리고 모시는 문제를 토의하고 통일문제를 논의해보라는 말씀이 계셔서 왔습니다.
조국이 분단된 지 40년이 지났습니다.
새로운 세대로 세월이 넘어가고 있는데 통일을 더이상 지연시킬 수 있겠습니까. 언어·풍습도 달라지고 친척도 몰라보게 되었으니 우리 세대에서 통일을 이룩해야 합니다.
내외사정으로 보나 국내사정으로 보아도 통일을 이룩할때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남쪽은 몇년전만 하더라도 통일에대해 말만해도 잡혀갔으나 이제 자유롭게 말할수있고 모든 주장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통일을 원치않고 있지요. 미국과 일본은 2개의 한국을 고착시키고 그들의 목적을 달성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외세의존말고 우리끼리 자유·평화·민족대단결 원칙에 따라 통일해야하며 방법은 연방제가 좋습니다.
남에서도 연방제가 좋다는 사람 많지 않습니까. 서로 납득할 수 있는 방법을 토의해 나갑시다.
우선 분위기 조성이 필요한데, 즉 전쟁위험을 제거해야 합니다. 정전상태를 평화상태로 만들기위해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어야하고 북남이 불가침선언을 해야합니다.
그래서 고위정치·군사회담을 제안했지요.
그러나 연열행사처럼 팀스피리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화해·대화하자면서 군사연습하면 대화가 되겠습니까.
문목사는 다른목적아닌 통일문제 토의하자고 제2김구선생처럼 평양에 왔고 간첩임무 띤것도 아닌데 체포했습니다.
대화를 하려면 대민족회의, 즉 정당사회원체련대회의가 좋습니다만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 해서 김일성주석께서 북남지도자급 인사들과 협상을 제의했고, 모두 오시기가 바쁘면 개별적으로 와서 접촉하자고 했습니다.
김총재께서 통일안이 있을 것이고, 와서 마주앉아 납득할 수 있는 출로를 찾자고 김일성주석께서 말씀이 있었습니다. 또 김총재께서도 평양방문 하겠다고 여러차례 말씀이 계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평양 오실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용단을 내려 오십시오.
▲금=나는 평소 남북문제는 서로의 대화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화는 인내를 가지고 해야지 너무 서둘거나 조급히 생각하면 오히려 잘못될수도 있습니다. 현재 여러부문의 회담이 중단되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잘못된 것으로 곧 재개되어야 합니다. 국회회담갈은 것은 중요합니다.
우리 국회에는 4개정당이 있고 각기 국민을 대표하고 여론을 수렴,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국민대표기구의 회담을 왜 중단시키고 있습니까. 얼마전에 조속히 재개하자고 편지 보낸바도 있습니다만 국회회담을 빨리 다시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스포츠회담을 통해 북경아시안게임에 단일팀을 구성해야 합니다. 나는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같은 것은 통일로 가는데 좋은 계기가 된다고 봅니다.
적십자 회담도 마찬가지입니다.
1천만 이산가족의 아픔을 왜 모릅니까. 이들을 서로 만나게 해주는 일은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성묘단을 보내고 고향방문도 해야 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민족의 동질성을 찾아내고 통일로 한걸음씩 다가서는 것입니다. 이산가족·옛친구도 얼마 있지 않으면 못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해나가면서 양쪽국민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어야 합니다.
통일의 문제는 원칙도 중요하지만 그 추진과정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제일 효과적인 접촉과 대화는 양쪽의 정상들이 만나는 일입니다.
노태우대통령과 김일성주석이 직접 만나 민족의 장래를 의논해야 합니다. 이보다 더 실질적인 회담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정상회담이 조속히 성사되어야 합니다.
나의 평양방문에 대해서는 지난 79년 통일을 위해 김일성주석을 만나보겠다고 말한적이 있고 그 후에도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어디든지 갈 것이며 언젠가는 평양에 가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분위기와 시기입니다. 그것은 내가 판단할 문제이며 또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남북이 서로 상대방을 폭력으로 타도하거나 전복하려는 생각은 절대 버려야 합니다. 어떤 경우도 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평화적 방법으로 대화를 통해통일을 향해 가야지 폭력이나 혁명을 통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나는 늘 이같은 주장을 해왔습니다.<3면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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