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들고 '공중부양' 북한 남성…북한도 스마트폰 신상 홍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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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문사이트인 38노스의 IT 전문기자 마틴 윌리엄스가 18일 트위터에 “내가 본 북한 방송 중에 가장 바보같은 것”이라며 ‘스마트폰 수퍼맨’을 연상케 하는 북한 관련 동영상을 올렸다.

북한판 '스마트폰 수퍼맨' 영상 트위터 등장 #한 손에 스마트폰 보며 버스 잡고 날아다녀 #북한 시민들 스마트폰 촬영하는 모습 담아 #지난해 말 北 스마트폰 600만대..'평양 2423' 출시

38노스의 마틴 윌리엄스 기자가 트위터에 공개한 북한 관련 동영상. [트위터 캡처]

38노스의 마틴 윌리엄스 기자가 트위터에 공개한 북한 관련 동영상. [트위터 캡처]

조선중앙TV 방영분으로 보이는 이 영상에는 검은 정장을 갖춰 입은 남성이 이층버스 꼭대기에 한 손만 짚은 채로 ‘공중 부양’한 채 매달려 가는 장면이 담겨 있다. 남성은 오른쪽 손으로 버스 윗 부분을 짚었고, 다른 손으로는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38노스의 마틴 윌리엄스 기자가 트위터에 공개한 북한 관련 동영상. [트위터 캡처]

38노스의 마틴 윌리엄스 기자가 트위터에 공개한 북한 관련 동영상. [트위터 캡처]

남성이 매달린 버스는 릉라(능라) 인민유원지를 지나치고, 그를 지켜보는 시민들이 놀란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 모습이 교차 편집돼 있다. 동영상 내에 ‘릉라인민유원’이라고 쓰인 장소가 나오는데 평양시 대동강의 능라도에 유원지가 있다.

동영상 후반부에는 여성 리포터가 나와 “정말로 멋집니다. 발판도 없이 손만 대고 이층 버스와 나란히 달려오는 것은, 정말로 환상적입니다”라고 말한다. 옆에서는 “훌륭합니다”고 말한다. 몰려든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이 남성을 촬영하는 장면도 있다. 윌리엄스 기자는 “혹시나 (북한이) 선동을 포기했나 싶을까봐 하는 말인데, 배경 음악의 가사는 모두 김정은에 관한 것”이라고 썼다.

38노스의 마틴 윌리엄스 기자가 트위터에 공개한 북한 관련 동영상. [트위터 캡처]

38노스의 마틴 윌리엄스 기자가 트위터에 공개한 북한 관련 동영상. [트위터 캡처]

이 동영상이 광고인지, 뉴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화면이 남성과 시민들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자주 비추는 것으로 보아 스마트폰 홍보용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 내에선 스마트폰 보급률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북한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약 600만 명으로 추산된다.

38노스의 마틴 윌리엄스 기자가 트위터에 공개한 북한 관련 동영상. [트위터 캡처]

38노스의 마틴 윌리엄스 기자가 트위터에 공개한 북한 관련 동영상. [트위터 캡처]

지난해 말 북한은 최신 스마트폰이라는 ‘평양 2423’을 출시하며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했는 데 이 제품과 관련된 동영상일 수도 있다. 윌리엄스 기자에 따르면 평양2423은 중국 심천의 중소 스마트폰 제조사의 위탁제조품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가 출시한 ‘소다 S1(Soda S1)’의 외관이 평양2423과 비슷하고, 프로세서나 안드로이드 8.0 운영체제도 똑같기 때문이다.

"북한이 2013년 펩시 맥스와 다이나모의 광고를 표절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트위터 캡처]

"북한이 2013년 펩시 맥스와 다이나모의 광고를 표절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트위터 캡처]

이 동영상은 2013년 펩시 맥스와 다이나모 광고와 유사하다는 댓글도 달렸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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