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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초 만에 쓰러진 '70억분의 1' 벨라스케즈

중앙일보

입력

미국 종합격투기 UFC의 헤비급 전 챔피언 케인벨라스케즈(36·미국)가 펀치 한 방에 쓰러졌다.

'젊은 사자' 은가누에게 26초만에 KO패 #최고의 재능 가졌으나 부상 악력 시달려 #이번에도 무릎 부상으로 스스로 무너져

벨라스케즈는 펀치 3방을 뻗어 1대만 겨우 맞혔다. [자료 UFC 홈페이지]

벨라스케즈는 펀치 3방을 뻗어 1대만 겨우 맞혔다. [자료 UFC 홈페이지]

벨라스케즈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토킹스틱리조트아레나에서 열린 UFC 온 ESPN 1 메인이벤트에서 프란시스 은가누(32·카메룬)에게 1라운드 26초 만에 TKO로 졌다.

벨라스케즈는 특유의 저돌적인 싸움을 시작했다. 레슬러답게 중심은 낮춘 채 타격이 뛰어난 은가누를 쓰러뜨리려 했다. 그러다 은가누에게오른손 어퍼컷을 허용했고, 자세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무릎까지 다쳤다.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지자 은가누는 파운딩으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30초도 되지 않는 시간이었다.

한때 벨라스케즈는 전 프라이드 헤비급 챔피언 에밀리아넨코 표도르(43·러시아)를 잇는 종합격투기 최강자로 꼽혔다. 2010년 브록 레스너를 꺾고 챔피언에 오른 벨라스케즈는 주니어 도스 산토스(35·브라질)와의 라이벌전에서 1패 후 2연승을 달렸다. 단단한 레슬링 실력에 인파이팅까지 갖춰 누구도 벨라스케즈를 이기기 어려워 보였다. 지구상 인류를 통틀어 가장 강하다 해서 '70억 분의 1'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벨라스케즈는 천부적인 격투 재능을 가졌으나 부상이 잦았다. 무릎, 허리, 어깨 등 온갖 부상 탓에 챔피언 시절부터 공백기가 길었다. 2015년 파브리시오 베우둠(42·브라질)에게 타격전 끝에 서브미션 패를 당하며 왕좌에서 내려왔다. 2016년 트래비스 브라운(37·미국)을 꺾은 뒤 부상 공백 끝에 2년 7개월 만에 돌아왔다.

이날 패배로 14승 3패를 기록한 벨라스케즈는 정상에서 더 멀어졌다. 경기 전 "경기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은퇴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던 벨라스케즈는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모호하게 말했다.

지난해 전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에게 패했던 은가누는 커티스 블레이즈에 이어 벨라스케즈까지 KO로 잡고 다시 상승세를 탔다. 여전히 헤비급 랭킹 3위에 있어 언제라도 타이틀에 재도전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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