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아프리카 원조 계획 제대로 하는지 감시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지난해 G8(주요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결정한 아프리카 원조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감시하는 국제위원회가 생긴다고 BBC가 보도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6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아프리카 발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위원회에는 아난 총장 외에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 빈곤퇴치 운동가로 유명한 아일랜드 가수 밥 겔도프, 국제투명성기구의 설립자인 피터 아이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운영자금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댄다.

G8 정상들은 지난해 7월 영국 글렌이글스에서 열린 회담에서 2010년까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원조를 연간 250억 달러(약 24조원)까지 늘리고, 부채를 전액 탕감해 주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에 대해 "지난해 이후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은 "비록 위원회 소집을 블레어 총리가 했지만, 운영은 철저히 독립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원조 전문가인 윌리엄 이스터리 뉴욕대 교수는 "지난해 G8 정상회담은 블레어 총리와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 (아프리카 지원을 주장해 온) 록가수 보노를 아프리카의 구세주로 만들려는 정치적 연극이었다"고 혹평했다.

G8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장 올해 G8 정상회담을 주관한 러시아는 아프리카 문제가 논의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선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