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의 재설계] 보험 증권 다시 한번 살펴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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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개발원이 최근 전국 12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보험 가입률은 94.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가구가 보험 하나씩은 가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들고 있는 보험의 정확한 보장범위나 보장금액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 보험, 과연 제대로 들었을까=경기도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최근 신종 질병인 모야모야병으로 인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동안 꽤 오랫동안 가입했던 보험이 있었기 때문에 보험회사에 연락을 했다. 하지만 뜻밖의 통보를 받았다. 현재 가입되어 있는 보험으로는 이 병에 대한 보장이 안 된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보험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신종 질병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존 구분표의 1, 2, 3종 등 수술 구분표에 포함되지 않는 질병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며 "이 경우 기존 의료비 특약 등으로 커버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허리 디스크로 인해 레이저 시술을 받았던 문 모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문씨의 경우도 수술이 아니라 시술을 받았기 때문에 수술시 지급받을 수 있는 보험의 보장 범위에 해당되지 않았다. 보험 약관에 표시되는 병명이나 진단명의 경우 전문적인 용어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약관을 들여다봐도 제대로 알기 어렵다. 자신이 가입해 있는 보험의 보장범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 보험, 얼마나 들어야 할까=보험은 살아가는데 발생하는 각종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마다 처한 상황이나 여건이 모두 다르다. 자신에게 적정한 범위와 금액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ING생명의 주원준 FC는 "보험으로 모든 위험을 다 보장한다는 것은 어렵다"며 "사망이나 암 등 큰 위험에 대해서는 보험으로 커버를 하고 나머지 작은 위험에 대해서는 저축 등으로 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모든 위험에 대해서 보장을 하려다 보면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일상 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 FC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소득의 6~8%는 보장성 보험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보장 보다 저축 등 적립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체 보험 납입금에 대해서는 소득의 10%를 넘기지 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 보험의 재설계=보험도 유행이 있다. 얼마전까지 가입자 사망시 남은 가족들을 위해 거액의 보장을 할 수 있는 종신보험이 큰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에는 연금보험이나 변액보험 등의 가입이 증가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살아있는 동안의 질병, 사고, 생활 위험에 대한 보장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하지만 보험은 저축과 달리 한 번 들고 나면 갈아타기 쉽지않다.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해도 들었던 보험을 해약하고 다른 보험으로 옮겨가는 것은 금전적으로 손해다. 보장 범위나 금액을 조정하고 싶다면 기존 보험에서 특약을 추가하거나 계약 금액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 또 기존 보험에서 부족한 부분을 새로운 보험으로 보강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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