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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광’ 文대통령의 ‘저자 사랑’ 인사…여가부 차관에 김희경 발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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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광’ 면모를 보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이상한 정상가족』의 저자 김희경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를 여성가족부 차관에 승진 임명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휴가지인 충남 계룡대의 휴양시설에서 독서를 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모습. [사진 청와대]

‘독서광’ 면모를 보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이상한 정상가족』의 저자 김희경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를 여성가족부 차관에 승진 임명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휴가지인 충남 계룡대의 휴양시설에서 독서를 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모습.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여성가족부 차관에 김희경(52)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를 승진 임명했다.

김 차관은 『이상한 정상가족』(2017)의 저자다. 이 책은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핵가족을 이상적 가족의 형태로 간주하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로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7일 여성가족부 차관에 승진 임명된 김희경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 [사진 청와대]

7일 여성가족부 차관에 승진 임명된 김희경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 [사진 청와대]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당시 은수미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었다. 이후 저자인 김 차관에서 격려 편지를 보냈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책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 차관은 언론인, 아동 인권·청소년 활동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를 거치면서 축적한 소통능력과 조직관리 역량을 토대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평등 포용사회 실현이라는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북 김제 출생인 김 차관은 전북대사대부고, 서울대 인류학과, 미국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경영학 석사를 나와 동아일보 차장, 한국세이브더칠드런 사업본부장,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이사 등을 지냈다.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 [청와대 제공]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 [청와대 제공]

‘독서광’으로 알려진 문 대통령이 ‘베스트셀러 저자’를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경제과학특별보좌관에 이정동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를 위촉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당대표 시절 당시 이 특보의 책 『축적의 시간』을 읽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돼서도 2018년에 이 특보의 신간 『축적의 길』이 나오자 찾아 정독했다. 두 책 모두 한국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지금까지의 관행을 깨는 새로운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제언이 담겨있다.

이 특보를 위촉할 당시 당시 김의겸 대변인은 “이 특보의 책에서 대통령이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권구훈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신임 위원장. [사진 청와대]

권구훈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신임 위원장. [사진 청와대]

문 대통려은 지난해 11월 위촉된 권구훈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의 저서도 읽었다.

문 대통령이 권 위원장을 알게 된 건 KBS에서 제작한 렉처멘터리(강연과 다큐멘터리를 결합한 프로그램) ‘명견만리’를 통해서였다. 이후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첫 여름휴가를 보낼 당시 세 권으로 구성된 책 『명견만리』를 읽었다.

권 위원장은 명견만리 강연에서 경제 통일 방식을 논의하고, 북한의 시장경제 현상을 설명했다. 경제 통일은 문 대통령의 지론이다. 이후 문 대통령은 ‘명견만리’에 나왔던 권 위원장을 기억하고 있다가,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그를 북방경협 위원장으로 직접 추천했다. ‘명견만리’ 외 문 대통령과 권 위원장 간 사적인 인연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현철 전 대통령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 특별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김현철 전 대통령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 특별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할 일이 없다면 아세안으로 가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으며 최근 사퇴한 김현철 전 대통령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도 비슷한 사례다. 문 대통령은 김 전 보좌관이 2015년 내놓은 저서인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를 인상깊게 읽었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평소에 갖고 있던 문제의식 및 지론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김 전 보좌관을 접촉해 강연을 들은 후 영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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