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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경영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오늘 세계 기업들의 관심사는 하나 같다. 어떻게 하면 21세기까지 살아 남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21세기는 먼 얘기 같지만 불과 11년 뒤의 일이다.
최근 미국의 유수한 경제잡지인 『포천』은 세계 20개국 1천5백 명의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바로 그 문제를 설문했다. 21세기의 기업을 이끌 이상적인 기업인의 자질을 물어본 것이다. 응답은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났다.
첫째, 내일의 최고경영자는 비전 있는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98%의 기업인들이 그렇게 대답했다. 개인적인 결단력, 기업에의 충성도, 오랜 경륜 등은 미래의 경영자 자질에선 덜 중요한 문제로 평가되었다.
둘째, 코페르니쿠스적인 개혁을 단행할 자세를 가지라는 것이다. 미국을 제외한 외국의 기업인들은 82%가 눈을 세계로 돌려야 한다고 응답했다. 기업은 세계시장을 상대로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셋째,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세계 기업인 10명 가운데 9명은 종업원들과 자주 대화를 갖는 사람이 유능한 경영자라고 평가했다. 지금 우리나라 기업들이 갖고 있는 문제와도 일치한다. 수백 년의 기업사와 경영전통을 갖고 있는 나라의 기업들도 아직 이 문제에서만은 졸업을 못하고 있다. 기업이 존속하는 한 노사문제는 끝이 없는 과제로 남아있다.
21세기의 경영자를 만들기 위해 오늘의 기업인들이 해야할 일은 뭔가. ①넓은 시야를 가져야한다. 마치 금광을 파는 사람이 금맥의 끝닿은 데를 생각하듯 넓게 보아야 한다. ②사람 우선의 경영. 인적자원의 수준을 높이는 문제다. 개개인의 품성파악, 훈련, 의욕창출은 인적자원 관리의 중요한 과제다. ③준비완료태세. 평소 순환근무 등을 통해 무소불위로 일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④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의식을 가질 것. 중간 관리층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경영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고위층은 언제나 이들과 깊은 인간적 유대를 맺고 있어야 한다. ⑤이사회의 폐쇄성 극복. 유능한 중간 관리층이 기를 펴고 일할 수 있도록 중역들은 언제나 이들에게 친밀감을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도 이제는 연간 1천억 달러의 무역거래를 하는 세계 속의 기업이 되었다. 앞서의 문제들은 결코 먼 나라 얘기일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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