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쓰다듬었다가 사지마비 됐다는 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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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20대 여성이 휴가 중에 길고양이를 쓰다듬었다가 박테리아에 감염돼 사지가 마비되는 병에 걸린 뒤 14개월만에 회복했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사우스포트 출신의 젬마 버치(24)는 지난 2014년 7월 포르투갈 알부페이라로 휴가를 떠났다. 휴가지에서 길고양이를 발견한 그는 숙소로 데려와 챙겨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휴가 마지막날 그는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돌아온 후 곧바로 사우스 포트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는 그의 대변에서 안 익힌 닭고기를 섭취할때 발생할 수 있는 '캄필로박터'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의사들이 내게 익히지 않은 닭고기를 먹었냐고 물었지만 난 채식주의자이고 닭고기를 먹지 않는다. 이어 의사들이 동물과 접촉했냐고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주일 후 퇴원했지만, 한밤중 다리에 감각이 없어지기 시작해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그가 '길랭-바레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에 걸렸다고 진단했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10만명 중 한 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매우 희귀한 질환으로 발병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 않았다. 이 질병에 걸리면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데, 주로 하지에서 시작해 몸통과 팔로 올라온다. 호흡기 근육이 마비될 경우 기계 호흡에 의존하게 될 수도 있다.

이 여성은 14개월 동안 치료를 받은 뒤 사지 마비에서 벗어났다.

그는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화장실에 갈때나 씻을때 간호사에 의지해야 했다. 또 팔이나 손이 너무 약해서 사용할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쓰레기통을 뒤진 고양이를 만진 뒤 감염돼 사지가 마비됐다고 믿고 있다. 그는 "나는 이제 길 잃은 고양이를 쉽게 만질 수 없지만 주위의 고양이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들을 아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백과에 따르면 위장계 질환을 일으키는 '공장 캄필로박터'에 의해 '길랭 바레 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증상이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공장 캄필로박터'는 오염된 물이나 생우유, 익히지 않은 닭요리를 섭취해 발생한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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