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반올림 '표준 점수제' 당락 뒤바꿀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표준점수제의 전면 도입과 관련,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정수로 표기하는 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률적으로 정수화하는 과정에서 수험생 간 유.불리를 발생시킬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표준점수를 정수로만 표기하면 ▶원점수가 달라도 표준점수는 동점이 되는 경우(동점 점수대) ▶원점수는 1점 차이라도 표준점수는 2점 차이가 되는 경우(점프 점수대)가 생긴다는 것이다.

26일 입시전문기관에 따르면 2003학년도 수능 성적(평균.표준편차 등)을 토대로 2005학년도 수능 예상 표준점수를 산출한 결과 외국어 영역의 경우 원점수가 1점 차이가 나는데도 13곳에서 동점이 생겼다. 원점수가 95점과 96점인 경우 표준점수는 모두 1백36점으로 같았다.

이런 동점 점수대 인원은 상위 50%만 따져도 6만2천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언어영역에선 원점수는 1점 차이인데 표준점수는 2점 차이로 벌어지는 점프 점수대가 17곳에서 발생했다. 원점수가 93점과 94점(1점차)인데 표준점수는 1백42점과 1백44점(2점차)으로 매겨진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인원이 상위 50%에서 7만8천여명에 달했다.

이같은 현상은 표준점수를 구하는데 사용되는 표준편차의 크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실제의 표준편차가 20점보다 크면 동점 점수대가 발생하고 20점보다 작으면 점프 점수대가 발생한다.

결국 상당수의 수험생이 표준점수 반올림으로 인해 다른 수험생과의 점수 격차(원점수 기준)에 변화가 생겨 당락이 뒤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표준점수를 소수 첫째 자리까지 표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디딤돌넷스쿨 오종운 교육평가부장은 "표준점수를 소수 첫째 자리까지 표기할 경우 불이익을 받는 수험생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표준점수=원점수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사용해 수험생의 성적이 평균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상대적인 점수. 과목간 난이도 차이로 인한 점수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용된다. 원점수가 정수라 해도 항상 소수로 나타나기 때문에 어느 자리에선가는 반드시 반올림을 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