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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발생, 앞으로 3주가 분수령···과할정도로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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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8일 경기도 안성시 소재 젖소 농장에서 신고한 소를 정밀검사 한 결과, 29일 구제역으로 최종 확진됐으며 혈청형은 O형이라고 밝혔다. 혈청형 O형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접종실시 중인 백신 유형에 포함된 것이다.

또 같은 날 경기도 안성시 소재 한우 농가(97마리)에서 구제역 의심축이 추가로 신고되었다. 최초 발생농장과는 11.4㎞ 떨어진 곳이다. 해당 농가는 사육 중인 한우 3마리가 침흘림, 다리절음 등의 구제역 임상증상을 보여 안성시청에 신고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출동해 현장 시료 채취 후 정밀 검사 중이며 검사결과는 곧 판명 예정이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김현수 차관은 29일 오전 긴급브리핑에서 "이번 겨울 들어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향후 3주간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면서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를 며칠 앞둔 만큼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선제적 방역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14일에 달하고 매우 빠른 속도로 전파되기에 농가 단위의 철저한 차단 방역 조치와 과감하고 신속한 방역 조치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이날 "초동방역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감하고 신속하게 취해야 한다"며 "안성시와 인접한 충청남북도도 강력한 방역조치를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긴급 방역 준비에 나선 방역당국 관계자.[뉴스1]

긴급 방역 준비에 나선 방역당국 관계자.[뉴스1]

정부는 이미 세 가지 조처를 했다. 우선 의심 신고 농장의 소(120마리)를 긴급 도살 처분했다.

둘째, 경기도 전역 외에 안성시와 경계가 닿아 있는 충청남북도, 대전‧세종을 대상으로 28일 20시 30분~29일 20시 30분까지 24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 명령 및 일제 소독을 했다.

셋째, 발생농장 반경 500m 이내 농가에는 28일 긴급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29일 중으로 반경 3km 이내 농가(89호, 4900마리) 우제류(발굽이 2개인 가축)에 대한 접종도 완료할 계획이다. 안성시 전체 우제류(44만 마리)뿐 아니라 인접한 6개 시·군 소‧돼지(139만 마리)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 접종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 차관은 브리핑에서 "발병 농가도 지난해 10월 백신접종을 했다고 하는데 백신접종을 다 하더라도 개체의 특성에 따라 면역력이 좀 떨어질 수도 있고, 높을 수도 있다"면서 "백신을 맞히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항체 양성률이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에 그 효과를 노리고 추가 백신접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차관은 "전국 우제류 농장 예찰을 강화하는 한편, 지자체‧농협 광역방제기와 군(軍) 제독 차량 등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전국 축사·축산 관계시설을 집중적으로 소독하고 농장 출입차량의 위성항법장치(GPS) 운영 여부, 소독실태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또 발생농장 반경 500m 이내 농가는 채혈을 통한 정밀검사 결과에 따라 예방적 도살처분 실시 등 방역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의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구제역방역대책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는 한편, 안성시·인접지역 구제역백신 일제접종과 집중 소독, 우제류(발굽이 2개인 가축) 농장 예찰(병·해충 발생·증가 가능성 예측) 강화 등 방역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장관 주재로 방역대책회의를 매일 개최해 상황을 공유하고, 강력한 방역 조치 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김 차관은 “구제역이 더는 발생하지 않기 위해 우제류 사육농가뿐 아니라 관련 종사자, 지자체, 국민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발생한 O형 구제역은 현재 국내에서 백신을 접종 중인 유형(O+A형)이므로 위기경보단계는 '주의' 단계가 유지된다"고 밝혔다. 위기경보 단계는 구제역백신 접종 유형발생시 관심→주의→ 경계→ 심각으로 나누어지며, 구제역백신 미접종 유형이 발생할 경우에는 관심에서 심각으로 격상된다.

구제역은 2000년 국내에서 처음 발병한 뒤 2010∼2011년 겨울과 2015∼2016년 확산돼 축산농가에 피해를 줬다. 그 후 '2가 백신'(O형+A형) 접종이 이뤄진 뒤에는 2017년 연천 등 3개 시·군, 지난해 김포시 1곳 등에서만 발병됐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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