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동자들에 명상서적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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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큰 방황이 큰 사람을 낳는다』『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성자가 된 청소부』등 이른바 『명상서적」들이 베스트셀러 선풍을 일으키며 일정한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주로 히말라야·인도의 신비사상가들이 저자인 이 책들은「금욕과 고행을 통해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하는 책.」이라는 평가와 「심오한 동양정신을 관념적 신비주의로 인스턴트화한 것」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함께 받으며 사무직여성·여고생·여대생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명상서적은 「크리슈나무르티」의 『자기로부터의 혁명』,「수피」의『수피의 가르침』,「람다스」의 『깨달음의 여행』등 40여종.
출판형태도 일반적인 교화집에서 선소설·선만화·사진집 등 다양하다.
이중 『성자가 된 청소부』(정신세계),『나에게로 떠나는 여행』(명상)등은 10만부 이상 나가 현재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 있으며 『큰 방황이 큰 사람을 낳는다』(명상) 는 발간 즉시 베스트셀러권에 진입, 요즘의 명상서적 인기도를 대변하고 있다.
특히 정신세계·명상 등 2개출판사는 이 분야의 책만을 전문으로 간행, 국내의 명상서적 붐을 주도하고 있다.
명상서적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70년대 후반.
78년 시인 정현종씨가「크리슈나무르티」의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정우사) 를 번역, 소개 한데 이어 일련의 「라이니시」저작들을 일지사에서 펴낸 게 시작이었다.
그러다가 82년 범우사에시 펴낸 「크리슈나무르티」의 『자기로부터의 혁명』이 15만부 이상 나가는 대성공을 거두면서 「크리슈나무르티」와 「라즈니시」를 중심한 저작들이 쏟아져 나오게 됐다.
그후 소강상태를 유지하다 지난해부터 『산다는 것과 믿는다는 것』『삶의 길, 흰 구름의 길』『침묵은 말한다』『위대한 만남』『나는 누구인가』『초월의 길, 완성의 길』『인간의 영원한 탐구』등이 잇따라 쏟이져 82년 「크리슈나무르티」범람을 훨씬 능가하고있다.
이러한 「명상현상」에 대해 도서출판 명상 대표 이준호씨는 『80년대 들어 물질적 풍요가 어느 정도 충족되자 중산층 독자들이 본질적인 인간의 문세에 관한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이 책들은 전문적인 철학서적, 딱딱한 사회과학서적과 소녀 취향적 에세이로 지나치게 양분되어 있는 우리 출판 풍토에 일종의 완충역을 해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인 장석주씨는 『이런 책들은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자칫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사회와 자아의 관련을 너무 추상화·관념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명상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 기초하고 있는 관심이나 비판은 결국 자동 소멸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영상의 범위를 최근 서구에서 근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신 과학운동」의 차원에까지 넓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과학운동이란 자아 성찰식의 명상 패러다임을 사회구조의 제 관계에까지 적용, 결국 「전사회의 도덕운동」성격을 띠고있다.
『생명의 농업과대자연의 도』(정신세계), 『마음의 의학과 암의 심리치료』(정신세계), 『과학기술과 정신세계 』(범양사 ), 『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범양사), 『어두운 아이 밝게 키우기』(대원사) 등이 신과학운동의 범주에 드는 책들로 동·서앙 정신의 접목을 통한 우주관 인식·질병치료·어린이교육 등에 명상의 패러다임을 원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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