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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4분기 실적도 1조 미만…올해 수소차로 반등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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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2019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경제에서 떨어진 그룹 실적의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2019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경제에서 떨어진 그룹 실적의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자동차 제조사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경쟁사의 3분의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수익성이 추락했다.

작년 영업이익 2017년의 반 토막 #정의선 “수소경제 확장을” #올해 SUV·G80 완전변경 신차 #수소전기차 생산 늘려 돌파구 #다보스 수소위원회 회장 맡기도

24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매출액 97조2516억을 기록했다. 자동차(458만9199대)는 2017년(450만6275대)보다 1.8% 많이 팔았지만 실속이 없었다. 영업이익(2조4222억원)이 2017년 대비 반 토막(-47.1%) 났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래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에도 못 미친 건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물론 지난해 3분기 기록했던 최악의 영업이익(2889억원·-76%)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반등을 기대하던 4분기 실적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국내 21개 증권사는 올해 현대차 4분기 실적(7862억원·전망치 평균)이 지난해 4분기(7752억원)보다 나아질 것으로 봤다. 일시적으로 발생한 리콜 비용을 손실 처리하면서 3분기 실적이 잠깐 나빠졌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여전히 회복은 더뎠다. 4분기 영업이익(5011억원)은 예상보다 2851억원이나 적었다. 현대차 분기 영업이익은 5분기 연속 1조원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 크게 떨어지면서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2.5%로 추락했다. 2017년(4.7%)과 비교하면 2.2%포인트 하락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영업이익률(7.9%·지난해 3분기 기준)과 비교하면 3분의 1배 이상 낮다. 현대차가 3000만원짜리 쏘나타 한 대 팔았을 때 75만원 벌었다면, 도요타는 같은 차를 팔아도 평균적으로 237만원을 벌었다. 그만큼 현대차의 수익률이 뒤처진다는 뜻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에 대해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미래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 등이 늘어나면서 기대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다만 자동차 부문의 근본적 기초체력(fundamental)은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468만대로 제시했다. 실적 개선을 위한 ‘카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제네시스를 꼽았다.

최 부사장은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소형 SUV 신차를 다양한 국가에 출시해 자동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고,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SUV(GV80)와 준대형 세단(G80) 완전변경 모델을 연내 선보여 브랜드 인지도를 개선하고 판매경쟁력을 제고해 수익성을 회복하는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수소경제에서 반등을 모색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23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서 수소위원회 공동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민관 협력을 강화해 수소경제를 확장하자’고 제안했다. 수소경제 시대가 열리면 2조5000억달러(2820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3000만개의 일자리가 생기며,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0억t이나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부회장은 ▶민관이 함께 수소경제를 구현하고 ▶수소경제 산업의 향후 규모를 예측하고 ▶에너지의 패러다임을 수소로 바꾸자는 ‘3대 아젠다’를 발표했다.

수소위원회는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서 수소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설립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기구다. 현대차와 프랑스 산업용 가스 생산기업 에어리퀴드가 공동으로 회장사를 맡고 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상무)은 “2030년까지 70억달러(7조9000억원)을 투자해 50만대의 수소전기차를 생산하고, 2025년까지 수소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량을 167만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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