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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T'에 예행연습까지…검찰, 양승태 구속에 총력전

중앙일보

입력

헌정 사상 첫 전직 사법부 수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일인 23일 검찰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법원의 구속 심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의 구속 심사에 수사 핵심인력인 신봉수 특수1부 부장검사(48·29기)와 양 전 대법원장을 직접 조사했던 단성한(45·32기)·박주성(41·32기)·조상원(46·32기) 등 특수부 부부장검사를 투입했다.

일반적인 사건에선 구속 심사에 부장검사는 물론, 부부장검사가 들어가는 일도 드물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수사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오고 있다. 우상조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오고 있다. 우상조 기자

검찰은 40여개에 달하는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를 법원에 설명하기 위해 파워포인트(PPT) 자료도 준비했다. 수사팀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심사를 앞두고 PPT 설명 준비와 함께 각자 역할을 나눠 구속 심사에 대비한 예행연습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박병대 전 대법관의 구속 심사에도 PPT가 준비됐다.

검찰의 총력전은 지난해 6월부터 반년 이상 진행돼온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의 성과가 사실상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에 달려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정점으로 꼽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당장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겠지만 검찰 수사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문무일 검찰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날 평소대로 오전 9시쯤 대검찰청 청사에 출근했다가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30분 뒤 충북 진천의 법무연수원으로 떠났다. 문 총장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심사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총장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여부가 결정된 이후인 25일부터 6일간 해외 검찰과의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베트남으로 출장을 떠난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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