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등소평 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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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경=박병석 특파원】중국방문 이틀째를 맞는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16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북경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초고실권자「덩샤오핑」(등소평)과 만나 30년 간에 걸친 양국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역사적인 회담에 들어갔다.

<관계기사 4면>
「고르바초프」의 방중기간 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평가되는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당 관계 정상화 및 양국간경제·문화·학문적 교류확대문제를 논의했다.
등소평은 「고르바초프」와 만나『세계의 중심되는 문제는 미소관계의 문제이며 과거에는 군비경쟁이 심했으나「고르바초프」서기장의 블라디보스토크 연설이후 미소경쟁이 해결도중에 있으며 대결에서 대화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르바초프」는 이날 약2시간에 걸쳐 등과 회담을 가진 뒤 이어 오찬을 나누었으며 오후에는「리펑」(이붕) 수상,「자오쓰양」(조자양) 총서기와 차례로 회동한다.
이에 앞서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15일 오후 6시 인민대회당으로 「양상쿤」(양상곤) 중국 국가주석을 방문, 중소 양국이 지난 30년간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데는 소련 측에 큰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앞으로 그 같은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중국외교부대변인은 이날저녁「고르바초프」·양상곤 간의 회담결과를 발표,「고르바초프」가 중소 적대관계에 대한 소련측의 핵임을 강조했으며 양국 국가원수가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서기장은 또 양에게 소련을 방문해주도록 요청, 양은 이를 수락했다고 중국소식통들이 말했다.
이날 「고르바초프」·양상곤 간의 회담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약25만 명의 학생·시민시위대가 회담장소인 인민대회당이 위치한 천안문광장을 점거함에 따라 예정보다 2시간쯤 늦은 오후 6시쯤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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