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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미각 자극하는 동남아의 맛

중앙일보

입력

"차타마린? 무슨 뜻일까." 올 여름 유행이 예고된 패션 스타일 '마린 룩'과 연관 있나? '차타'는 '야타(족)'와 비슷한 말인가? 이런 예상과는 전혀 다른 조합어다. 차이나(중국).타이(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의 머릿글자를 딴 상호명이란다. 이곳은 동남아 음식 전문점으로 지난달 로데오거리와 가까운 곳에 개업했다.

주인 김성혜씨는 호주에서 20여년 동안 아시아 음식 테이크 아웃점과 고급 한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음식점 사업자다. 그 중 일본 초밥 전문점 '홋카홋카'는 호주의 대형 마켓 80여 곳에 매장을 열고 성업 중이다. 호주 시드니와 중국 상하이에선 한국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김 씨가 자신이 좋아하는 동남아 요리를 모국의 미식가들에게 '제대로' 맛보이고 싶어 차타마린을 열었다.

동남아는 역사적으로 장기간 중국 영향권에 있었고 근세 들어 포르투갈.네덜란드 등 서양 지배를 받아 동.서양이 혼합된 '퓨전 요리'가 많다. '논야'라고 부르는 데 유럽.호주 등에서 동남아 요리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논야의 대표적 요리는 말레이시아식 쌀 국수인 락사(Laksa)다. 코코넛 밀크의 달콤함과 카레의 매콤한 맛이 허브로 우려낸 육수와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동남아 음식의 또다른 특징은 독특한 향신료.

김 씨는 "우리나라에 있는 동남아 음식점들이 우리 입맛에 맞추려 고유의 맛을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우리는 재료의 맛을 고스란히 살리려고 향신료를 그대로 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곳의 고유음식맛 역시 우리의 미각을 자극하기에 족하다.

'란당'(Randang)은 코코넛 밀크와 라임 잎이 곁들여져 허브 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말레이시안 소고기 카레다. 한국 및 인도 카레와 달리 소스가 거의 없어 고기와 향신료의 맛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밥과 비벼 먹으면 제격이다.

차타마린 음식 맛은 동남아 현지출신 전문 요리사들이 책임진다. 이들은 싱가포르 노보텔 요리사와 태국의 유명한 에너스 레스토랑 수석 주방장 출신 2명이다

이 덕분에 차타마린은 싱가포르서 10년 이상 거주한 교민가족들로부터 "현지 음식보다 맛있다"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이곳의 또하나 강점은 와인이다. 프랑스.호주 와인은 물론이고 칠레 등 신세계 와인도 골고루 갖췄다. 처음 들른 한 손님은 자신의 블로그(네이버 ID:참이슬)에 "와인 값이 굉장히 착하고(싸다는 표현) 분위기도 좋아 친구들 여럿이 가면 좋겠다"고 썼다.

김 씨는 "식당에서 음식 값보다 와인 값이 더 들어선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가장 저렴한 값에 와인을 내놓고 있다. 입소문 덕분인지 이곳을 찾는 와인 애호가들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동남아 음식은 특히 와인과 잘 어울린다. 살짝 튀긴 생선에 타마린 소스와 핫 칠리 소스를 곁들인 '이칸 벨라도'(Ikan Belado)등이 '딱'이다.

차타마린 분위기는 동남아 해안가 리조트의 레스토랑을 연상시킨다. 건물 밖의 노천 카페, 실내로 들어오면 와인 진열대 앞에서 커피나 가볍게 술을 마실 수 있는 와인 바. 그리고 해변가 모래.자갈 보도를 흉내낸 길을 따라 가면 노을진 해변의 편안함이 묻어나는 메인 홀이 나온다. 요리와 음식점 분위기가 동남아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흔치않은 곳이다. 10여명 단체 손님이 와도 오순도순 식사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 02-540-0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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