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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산림복구 보수·진보 초월해 동참을…국제사회도 도움 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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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숲속의 한반도 만들기 심포지엄’이 남북 산림협력 유관단체와 정부 부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16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이낙연 국무총리,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문국현 산림청 남북산림협력자문위원장(왼쪽부터) 등 참석자들이 나무 심기 퍼포먼스를 한 뒤 박수 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숲속의 한반도 만들기 심포지엄’이 남북 산림협력 유관단체와 정부 부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16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이낙연 국무총리,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문국현 산림청 남북산림협력자문위원장(왼쪽부터) 등 참석자들이 나무 심기 퍼포먼스를 한 뒤 박수 치고 있다. [최승식 기자]

남북 산림협력을 추동하기 위한 ‘숲속의 한반도 만들기’ 심포지엄이 16일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산림청이 개최한 이 심포지엄에선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이사장과 문국현 남북 산림협력자문위원회 위원장이 기조연설을 했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숲속의 한반도 만들기’ 기조연설 #이낙연 “북, 산림협력기구 참여를”

이 총리는 개회사에서 “남북 산림협력은 남북 모두에게, 지금을 넘어 후대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며 “북한으로서는 홍수와 가뭄 피해를 줄이고 식량 생산을 늘릴 수 있고, (중략) 우리는 북한발 미세먼지를 줄이고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산림협력은 남북한을 모두 살리고 자손만대 번영을 안겨주는 최고의 프로젝트이자 ‘신의 한 수’”라며 “성공할 경우 안보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국가 브랜드가 급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또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보수, 진보, 여야를 초월한 모든 세력이 한마음으로 동참해야 한다. 그러면 국제사회와 국제기구도 발 벗고 도움을 줄 것”이라며 “경제적·환경적 이익이 보장되면 기업도 활발히 참여할 것이고, 이는 남북 경협의 물꼬를 틀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사를 맡은 고건 아시아녹화기구 운영위원장은 “한반도 녹화사업은 남북협력뿐 아니라 유엔 기후변화대응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고,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리의 녹화 성공을 동포에게 전수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산림협력의 관건은 대북제재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는 각종 장비와 자재의 북한 반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산림과 관련한 장비도 포함하고 있다. 홍 이사장은 “평화 프로젝트인 산림협력에 대해서는 대북제재가 포괄적으로 풀려야 한다”며 “그를 위해선 장비와 자재가 군사용으로 전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모니터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제사회와의 협력 필요성도 대두됐다. 이 총리는 “우리가 주도해 만든 아시아산림협력기구에 북한이 동참해 줄 것을 제안한다”며 “2021년에 우리가 주최하는 제15차 세계산림총회에도 북한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송도에 둥지를 튼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GCF)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홍 이사장은 “GCF는 연간 약 1000억 달러(약 111조원)의 기금을 조성해 각국의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북한 산림 복원은 기후변화와 직결된 이슈”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아시아개발은행 등과의 협력도 제안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보수와 진보 등 사회 각계 전반을 아우르는 첫걸음을 뗐다. 조계종·감리교·천주교·원불교 등 종교단체는 물론 대한민국재향군인회·한국자유총연맹·새마을운동중앙회 및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에서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남북 산림협력의 첫 삽은 남북 양 정상이 떴다. 지난해 4월 27일 첫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기념식수를 했다. 청와대는 정상회담 이행추진위 산하의 남북관계발전 분과에 산림협력 연구 태스크포스를 먼저 설치했다. 이후 남북은 산림협력 분야 고위급 및 실무회담을 개최했다. 정부는 15일 이 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산림청 산하에 남북 산림협력단을 신설하는 대통령안을 심의·의결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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