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원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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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80년 연구소 통페합조치로 설립됐던 기형아 한국과학기술원이 2년여의 진통끝에 5월하순께 원래의 모습으로 거듭 태어난다.
홍릉연구단지 서부지역의 연구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 현위치에 그대로 남고 동부지역의 학사부는 대덕의과학기술대학을 홉수해「한국과학원」(KAIS)으로 새 출발한다.
과학원은 대덕의 35만평부지에 건설중인 새 건물로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이전하고 내년도 신입생도 대덕에서 모집, 교육하게 된다.
분리·이전·통합을 계기로 KIST는 원천과학기술개발을 주임무로 하는 국책종합연구기관으로, KAIS는 학사·석사·박사로 이어지는 과학영재고등교육기관으로 위상을 재정립, 새로운 모습을 갖춘다는 것.
민법에 의한 공익법인으로 설립될 KIST는 매년 3∼4개의 대형장기종합연구 프로그램을 선정, 과제당 40억∼50억원의 연구비를 집중투입하고 초기 5년간 2백50억원 상당의 첨단연구장비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체제도 대폭 개편, 현재의 연구실 중심에서 신소재연구단, 기초·시스템 공학연구단, 응용과학연구단 등 사업중심의 3∼4개 연구단 체제로 개편해 파인세라믹스, 고분자, 기계자동화, 박막기술, 광기술, 센서기술 등 미래형 첨단기술을 접중적으로 개발하고 선임연구원이상의 개별전문연구팀도 구성한다는 것.
학사부는 과기대와 통합, 첨단기 초연구대학원 대학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아래 각각 2천명 수준의 학·석·부사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동안 통합을 지연시켜 온 학사부와 과기대 교수간의 의견대립도 최근 과기처가 주선한 대화를 통해 과기대교수의 대학원생지도, 각종 시설의 공동활용문제 등이 타결됐으며 통합운영위원회의 구성으로 과기대교수에 대한 신분상의 불이익을 최소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문제가 돼온 과기대조기졸엄자(금년 8월 첫조기졸업자 2백여명 배출예정)의 석사과정 입학문제도 7월초 서류심사와 영어(필기)·전공(면접)시험을 통해 약1백30명을 선발한후 9월부터 한국과학원연구원 신분으로 입학을 허가해 줄 방침이며 내년도 석사과정의 모집정원을 현재의 5백50명에서 2백50명정도 늘려주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학사부의 이전과 관련해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부분은 현재의 홍릉학사부캠퍼스(대지 3만3천3백평, 건평1만7천평) 활용문제.
대덕 KAIS의 서울분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교수협의회의 주장에 대해 2중 캠퍼스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과기처의 확고한 방침이다. 과기처의 한 관계자는 과거 태능에너지연구소 부지를 한전에 넘겨준 실수를 거듭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홍릉만은 과학한국의 발상지로 과학기술분야에서 활용한다는 원칙만 세워놓고 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활용계획은 ▲국제과학기술교류 및 공동연구센터 ▲민간기업연구원의 재훈련 등 산학협동·인력양성센터 ▲기초연구지원센터·과학기술정보센터·과학공원 등으로활용한다는 안을 내놓고 있는데 9월까지는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어떻든 이 문제는 다른 출연연구기관의 위상재정립과 함께 과학기술계의 염원을 어떻게 수용할지 과기처의 역할과 능력을 시험하는 과제임에는 틀림없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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