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조합 딴 나라 노조와 연대투쟁 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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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다국적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미국의 노동조합들은 다른 나라 노동조합과 연대해서 사용자에 대응하는 세계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경영전략이 다국적화 해감에 따라 앞으로의 노동운동을 효과적으로 이끌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통신노조(CWA)가 봄철 계약경신을 위해 사용자측과 한창 협상을 벌이고 있을 때 일본의 통신노조도 이의 결과를 남의 일 같지 않게 주시하고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경쟁상대인 서독과 브라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CWA는 미국전신전화사(AT&T)나 다른 지역전화회사와의 협상이 난관에 빠질 경우 세계 각국의 통신노조에 도움을 청할 준비를 해놓고 있었다.
CWA의 「모턴·바」회장은 『CWA가 앞으로 다국적기업을 상대로 협상을 하려면 각국 통신노조와의 연계가 꼭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CWA 이외에 미국의 다른 노동조합들도 앞다투어 세계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는데 예를 들면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회의(AFL·CIO)의 산하조직인 프론트래시는 최근 제3세계 완구제조업자들 사이에 만연하고 있는 미성년근로자 남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프론트래시는 미국내 5백개 대학의 대학생들과 접촉을 갖고 또 노조지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AFL·CIO 「레인·커클랜드」회장은 외국 노동조합을 정치적·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점점 더 활동영역을 늘리고 있으며 폴란드의 자유노조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노동조합의 활동결과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은 이제 정례화 돼 있다.
국제우편전신전화노동조합연맹(PTTI)의 「스테펀·네드진스키」사무총장은 『노동조합의 세계전략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PTTI는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으면서 세계 1백개국의 4백만 통신근로자를 대표하고 있다.
노조관계자들은 여러 가지의 세계전략을 세워놓고 있는데 그 가운데는 미국기업의 해외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명서 발표에서부터 구체적인 행동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또 해외근로자들도 미국노조의 요청이 있을 경우 태업 등의 조치를 취하게 해놓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세계전략에 회의를 갖는 사람들도 있다. 경제학자들이 주로 이 부류에 속한다. 이들은 현재노조가 내부에서 서로 싸우는 분열상을 예로 들어 세계적인 결속은 기대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상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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