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아! '줌마' 블로거 아!'저씨' 네티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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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애(50)씨는 인터넷에서 '블로그 스타'로 불린다. 그가 운영하는 쇼핑 블로그(http://dnblog.daum.net/mambo56)에 방문한 사람은 모두 1만7000명. 김씨는 이곳에서 자신이 쇼핑한 물건에 대해 '뽐뿌질(물건이 좋다고 추천하는 것)'을 한다. 다른 네티즌처럼 '<<(웃는 모습)' 'ㅠㅜ(울상 짓는 표정)' 등 이모티콘도 즐겨 쓴다. 지금은 인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는 지난해 초까지도 컴퓨터를 거의 모르는 '컴맹'이었다. 김씨는 "아들이 군대에 간 뒤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인터넷을 배웠는데 지금은 매일 몇 시간씩 인터넷의 바다를 헤엄친다"고 말했다.

4050(40~50대)들이 인터넷으로 진격하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 문화에서 소외돼 왔던 중.장년층이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블로그.커뮤니티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인터넷 쇼핑과 게임업계에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인터넷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고 4050이 즐길 만한 콘텐트가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블로그.게임 등에 적극적 참여=포털 사이트 네이버(www.naver.com)의 이용자 네 명 중 한 명은 4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4월 이용자 중 40대 이상은 모두 678만 명으로 전체의 24.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75만 명보다 18% 늘어난 것이다. 신규 가입자 중 4050의 비중도 지난해 4월 19%에서 최근 24%로 증가했다. 인터넷에 블로그를 개설한 4050도 많아지고 있다. '미니홈피(개인블로그)' 서비스를 하는 싸이월드의 전체 회원 중 13%가 40대 이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들의 비중은 10% 미만이었다. 네이버 블로그를 활용하는 4050도 전체의 15%다. 싸이월드 권창현 부장은 "올 초부터 자녀와 소통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블로그를 만드는 4050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인터넷 게임.쇼핑 등에서 4050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의 경우 지난달 40대 이상 소비자의 구매 건수가 전체의 26%를 차지했다. 의류.여행 등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품목에 대한 구매가 늘었다. 40대 이상의 의류 구매량(지난달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늘었고 여행 상품 구매 건수도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인터넷으로 부동산.증권 등 재테크 정보를 조회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포털사이트 다음(www.daum.net)의 '파이낸스' 서비스 이용자 10명 중 3명(29%)이 40대 이상이었다. 게임에서는 4050의 이용이 더 활발하다. NHN 한게임의 경우 전체 이용자의 35%가 40대 이상 '노티즌'이고 룰루게임(www.lulugame.com) 이용자의 절반(48%)가량이 40대 이상이다.

◆"네트워크 구축에 인터넷 활용"=4050이 인터넷의 바다에 뛰어든 것은 최근의 일이다. 네이버 채선주 실장은 "올해 초부터 인터넷 뉴스 등에 댓글을 달고 커뮤니티 활동을 열심히 하는 중년층이 늘었다"고 말했다. 모아치과네트워크의 설문 조사에서도 인터넷 이용자의 절반 이상(52.3%)이 "인터넷을 쓴 지 1년 미만"이라고 답변했다. 이들은 왜 뒤늦게 인터넷에 매달리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인터넷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졌고 ▶4050을 겨냥한 콘텐트가 많아졌으며 ▶구조조정으로 퇴직자가 많아졌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하는 4050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싸이월드에 '노티즌'이라는 커뮤니티를 운영 중인 김삼진(59)씨도 "현실세계에서 동년배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클럽을 결성했다"며 "150여 명의 회원들끼리 옛 추억과 경조사를 나누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요리 블로그를 운영하는 최정화(49)씨는 "아이들을 다 키워놓고 한동안 쓸쓸했는데 인터넷에서 나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