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의 추억'= 중형차 2800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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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올해 우리 영화 가운데 최대 히트작인 '살인의 추억'이 중형 승용차 2천8백대를 생산한 것과 동일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5백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3백57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린 '살인의 추억'에 대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국내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유발시킨 생산액은 6백88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총생산(GDP)을 늘리는데 기여한 부가가치의 규모는 3백3억원으로 중형 승용차(EF쏘나타 기준) 2천7백98대를 생산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와 같은 것으로 분석됐다.

4백83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여 3백38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렸던 '동갑내기 과외하기'도 부가가치 유발액이 EF쏘나타 2천6백51대를 생산한 효과와 같은 2백87억원에 달했다.

역대 국산 영화 가운데 부가가치가 가장 큰 영화는 8백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2001년의 '친구'(4백87억원)가 차지했다. 이 영화는 중형차 4천8백60대를 생산한 것과 같은 수준의 부가가치를 거뒀다.

올 상반기 중 한국 영화의 해외 수출액도 지난해 실적(1백87억원)에 육박하는 1백81억원에 이르고, 이를 통해 창출된 부가가치가 1백54억원으로 승용차 1천4백19대를 수출한 것과 맞먹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한국 영화를 관람한 관객은 1998년 1천2백59만명에서 지난해 5천82만명으로 4년 만에 4배로 급증하면서 국산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47.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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