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국은 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본선 C조 조별리그 첫 경기, 필리핀과 맞대결에서 후반 22분 스트라이커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한국은 승점 3점을 거머쥐며 당초 목표로 정한 ‘조 1위 16강행’에 한 발 다가섰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중국이 키르기스스탄에 2-1로 승리하며 첫 경기 결과 조 1위에 올라섰다. 중국은 한국과 승점(3), 골득실(+1)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한 골을 앞섰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은 한 수 아래 필리핀을 상대로 공격에 무게감을 실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황의조를 원톱으로 세우고 2선에 황희찬(함부르크)-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재성(홀슈타인 킬) 등 독일 분데스리거들을 내세웠다.
중앙미드필더로는 기성용(뉴캐슬)과 정우영(알사드)을 기용했고, 포백 수비진은 왼쪽부터 김진수(전북)-김영권(광저우 헝다)-김민재(전북)-이용(전북)으로 꾸렸다. 김승규(빗셀 고베)가 수문장으로 나섰다.
후반에는 세 장의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변화를 줬다.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한 기성용을 대신해 후반 13분 황인범(대전)을 투입했고 6분 뒤에는 구자철을 대신해 이청용(보훔)을 기용했다. 1-0으로 앞선 후반 막판에는 미드필더 주세종(아산)을 투입해 안정감을 높였다.
필리핀은 시종일관 수비에 방점을 찍은 5-4-1 포메이션으로 밀집 대형을 유지했다. 수비라인을 촘촘히 구성해 한국 선수들의 공간 침투를 막고, 역습 찬스가 났을 때 두 세 명의 선수가 과감히 공격에 가담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이따금씩 한국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며 슈팅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점수로 이어가진 못했다.
결승골은 후반 22분에 나왔다. 황의조가 또 한 번 해결사 역할을 했다. 후반 교체투입된 이청용이 스루패스한 볼을 황희찬이 받아 상대 골라인 부근에서 뒤로 흘렸고, 이를 황의조가 받아 빙글 돌며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황의조는 지난해 33골을 몰아넣으며 한국축구의 간판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필리핀의 일방적인 수비 전략에 고전하던 한국에 첫 골을 선사하며 2019년에도 변함 없는 활약을 예고했다.
한국은 오는 12일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조 1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경우 4강까지 이란, 일본, 호주 등 아시안컵 우승권 후보들을 모두 피할 수 있어 유리하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