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선수들 개를 풀어야" 한국 "끊임없이 멀티 압박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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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의 최고 경영자는 누구인가. 19일 벌어지는 프랑스와 한국의 경기는 박지성(右)과 지단의 중원 싸움에서 흐름이 결정된다. [중앙포토]

프랑스의 레몽 도메네크 감독이 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과감한 공격을 주문한 말이다. 여기에 대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아드보 코드'는 멀티 압박이다.

한국과 프랑스는 19일 오전 4시(한국시간) 라이프치히에서 독일 월드컵 G조 2차전을 치른다. 토고를 꺾고 1승을 올린 한국이 프랑스를 꺾으면 남은 스위스전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스위스와 0-0으로 비긴 프랑스는 한국보다 다급한 입장이다. 더구나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4게임 연속 무득점으로 프랑스 내에서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메네크 감독- "개를 풀어라"

AP통신은 도메네크 감독이 16일(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전을 대비해) 선수들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정신상태를 바꾸기 원한다"며 "선수들이 개를 풀어야 한다(Il faut qu'ils lachent les chiens)"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신문들은 대부분 AP의 기사를 전재했다. 그는 "우선 수비수들부터 좀 더 과감해져야 한다. 상대 진영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 그것은 의무다. 강해지기 위해선 늘어지는 팀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장 수비수인 릴리앙 튀랑과 윌리암 갈라스가 도메네크 감독의 감시 대상이 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AP는 이 두 선수가 자율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부족하며 중앙수비수로서의 경험도 없다고 지적했다. 튀랑은 오른쪽, 갈라스는 왼쪽 수비 전문요원이었다. 그렇다고 이들을 대체할 마땅한 선수도 없다는 것이 도메네크 감독의 고민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끊임없이 압박하라"

아드보카트 감독은 "프랑스는 상당히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는 팀이지만 스위스가 보여줬던 압박을 가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미드필드에서 지단의 볼 배급을 차단하기 위해 김남일에게 '진공청소기 모드'를 다시 주문했다. 프랑스 공격의 핵 앙리는 가속이 붙기 전에 송종국과 이을용이 활동 반경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최대 관건은 협력 수비와 한 박자 빠른 이중 압박이다. 개인기가 좋은 프랑스 선수들을 1대1로 마크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중앙이 뚫리면 좌우 측면에서 압박의 망을 좁히고 측면의 뒷공간이 뚫리면 중앙에서 신속히 간격을 좁혀줘야 한다. 멀티 압박의 개념이다.

프랑스의 탄탄한 수비를 깨기 위해 양 윙백 이영표와 송종국이 대각선으로 수비 뒷공간에 떨어뜨리는 긴 패스를 반복 연습했다. 공격수들은 다양하고 변칙적으로 움직인다. 중앙의 안정환이 수비를 끌고 미드필드 쪽으로 내려오면 박지성.이천수가 안정환의 자리로 침투하고, 그 자리로 양쪽 윙백 이영표.송종국이 올라가는 식이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레버쿠젠=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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