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적과의 동침 "애플·아이폰 콘텐트 삼성 TV로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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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애플의 전략적 협력으로 삼성TV에서 아이튠즈 콘텐트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과 애플의 전략적 협력으로 삼성TV에서 아이튠즈 콘텐트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사진 삼성전자]

세계 TV시장의 1위인 삼성전자와 음악·영화 콘텐트 시장의 강자인 애플이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7일 "애플과 협력해 삼성 스마트TV에 애플의 '아이튠즈(iTunes) 무비·TV쇼'와 '에어플레이(AirPlay) 2'를 동시에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의 협업 발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19 개막 직전에 나왔다. 특히 두 회사는 스마트폰 특허를 둘러싸고 오랜 법적 분쟁을 벌여올 만큼 앙숙 관계라는 점에서 이번 협업 발표는 IT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은 넷플릭스 등 콘텐트 거대 기업의 시장 장악력 확장에 대응할 수 있고, 삼성은 TV 콘텐트를 다양화할 수 있다"며 "두 회사가 이같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새로 출시하는 스마트 TV에서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2의 콘텐트를 별도의 기기를 연결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며 "지난해 출시된 TV도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애플의 두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아이튠즈 스토어(iTunes Store)에 담긴 수만 편의 영화나 드라마,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에 담긴 음악이나 사진 같은 콘텐트가 삼성TV로 들어간다는 얘기다.

아이튠즈 무비·TV쇼는 애플이 올해 상반기에 새로 출시한 영화나 TV드라마 같은 비디오 콘텐트 스트리밍 서비스다. 또 에어플레이2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애플 기기에 저장된 음악이나 영상, 사진을 TV같은 외부 기기와 연동해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따라서 삼성 스마트 TV 사용자들은 아이튠스 비디오 앱을 통해 아이튠스 스토어가 보유한 4K HDR 영화나 수만 편의 VOD를 구매해 TV 대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저장해 놓은 콘텐트도 손쉽게 TV와 연동해 시청할 수 있다.

삼성과 애플의 전략적 협력으로 삼성TV에서 에어플레이2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사진=삼성전자]

삼성과 애플의 전략적 협력으로 삼성TV에서 에어플레이2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사진=삼성전자]

애플의 에디 큐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총괄 부사장은 "전 세계의 삼성 스마트 TV 사용자에게 아이튠스와 에어플레이2 경험을 제공하게 돼 기대가 크다"면서 "아이폰·아이패드·맥북 사용자들은 가정에 있는 대형 스크린으로 원하는 콘텐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개방형 파트너십을 추진해 왔다"면서 "이번 애플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삼성 TV와 애플 기기 사용자들이 더 풍부하고 편리한 경험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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