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째 점거농성 서울교대생|교수없는「자치학교」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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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교대생들이 교수들의 학교 출입을 봉쇄한 채 스스로 학교를 운영하는 「자치학교」 를 선언하고 나서 교직원출입을 22일째 봉쇄하고 있는 한림대와 함께 정상화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41일째 본관건물을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교대생들은 24일 교수들이 학교 출입을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해제하라고 하자 『학교측이 11일째 휴업조치를 내리고 있는 것은 교육을 포기한 처사이므로 휴업조치를 철회하지 않는 한 교수출입을 계속 봉쇄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 스스로 자치학교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26일 자치학교 발대식을 갖고 학생들 스스로 외부강사를 초빙, 연설을 듣고 문화강좌를 여는 등 자치학교운영을 시작하겠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정문에 붙이고 학생들에게 등교통지서를 발송했다.
서울교대사태가 이처럼 혼미를 거듭하는 것은 분규가 계속되면서 교수와 학생사이의 감정대립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학교를 졸업한 뒤 교사가 되어 제자를 가르칠 교대생들이 스승을 학교에서 몰아내고 연구실을 파괴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주동학생징계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반면 학생들은 『지난 7일 분신자살한 고남태지군(23·윤리교육4)의 유해가 당초 약속과 달리 화장된 것은 교수와 유가족이 짜고 한 일』이라며 『존경할 수 없는 교수밑에서 수업을 받을 수 없다』고 맞서게 된 것이다.
교수들은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학생들의 비이성적인 요구에 굴복할 수 없다』고 결의하고 있고 학생들은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어 교대사태는 양측대립이 계속되는 한 해결의 실마리가 쉽게 잡히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휴업 22일째를 맞고 있는 한림대 역시 농성학생들이 현승종총장퇴진, 학교운영에 학생참여를 계속 주장하며 강의실을 폐쇄, 교수·교직원들의 출입을 막고 있는 가운데 24일엔 학교측의 부정입학사례까지 공개하며 규탄대회를 가졌다.
학생들은 87, 88년에 입학한 3명이 교수·재단관계자의 자녀들로 모두 부정입학한 것이라고 주장, 휴업사태 해결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휴업11일째인 고대의 경우 교수들이 「학내문제 특별위원회」까지 구성, 중재에 나서고 있으나 학생들이 「선휴업철회, 이준범총장퇴진보장」을 요구하는데 비해 학교측은 「선수습, 후총장퇴진」을 주장하고 있어 분규해결 실마리를 못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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