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그스텐 미 경제연 소장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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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의 경제정책 수립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버그스텐」 미국제경제연구소장은21일 오전 대한상의빌딩 12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인들은 미국의 우선협상대상국 지정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이는 단순히 미행정부의 협상기술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버그스텐」 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이 미국의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 잘은 모르겠지만 미의회로부터의 압력이 거세기 때문에 미행정부는 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는 단지 미행정부의 협상기술일 뿐이다.
따라서 한국은 당황해 하지 말고 구체적인 협상전략을 짜내는 일이 중요하며 이 문제를 우루과이라운드로 전가하는 문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쌀수입문제를 놓고 쌍무적으로 해결하자는 미국측의 요구를 협상을 통해 우루과이라운드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미국이 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하면 반미감정이 격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미행정부는 정치적 고려는 안 하고 있다.
▲미국내의 정치적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미의회가 종합무역법안을 제정한 것은 행정부에 대한 불신때문이었다. 의회의 압력을 받고 있는 행정부로서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하려는 것일 뿐이다.
-원화의 절상속도에 대한 소감은.
▲전에도 말했 듯 필요한 만큼은 해왔다고 생각한다. 다만 원화절상의 효과는 앞으로 1∼2년 후 나타나므로 그때까지 일단 관망하는게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한국의 생산성은 외국보다 높은 수준이므로 무역흑자의 확대에 따라 조금씌 절상하는게 좋을 것이다.
-우리는 특히 외채, 과중한 방위비, 급속한 임금인상 등 다른나라와는 다른 부담을 안고 있는데….
▲그러나 GNP에서 차지하는 무역수지 흑자의 비중은 한국이 여전히 높다. 지금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받는 압력은 한국이 성공했기 때문에 받는 것 (Victim of Success) 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즉 한국의 성공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정을 하는 셈이다. 자동차만해도 한국은 일본·서독·스웨덴과 더불어 미국시장에서 4대강국이다.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은 이 축에 끼지도 못한다. <유재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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