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늘었지만 빚도 커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농가소득이 지난해 높은 추곡수매가 인상, 쌀 등 대부분의 농작물품작으로 1년 전비 24.4%가 증가한 8백13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농가부채는 31%가 늘어난 가구당 평균 3백13만1천원으로 부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웃돌아 빚부담이 농촌의 제일 큰 고민 중의 하나임을 드러냈다.
한편 어가소득은 어황부진으로 10.6%증가에 그쳐 상대적으로 어민들의 생활수준 낙후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수산부가 조사한 88년도 농어가경제 조사결과를 요약한다.

<농어가소득·지출>
농가호당소득은 지난해 8백13만원으로 87년 (6백53만5천원)에 비해 24.4%가 늘어났다.
이를 지난해 도시근로자 소득증가율 (17%) 과 비교하면 소득증가율면에서는 농가가 앞선셈이다. 통계조사방법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려우나 지난해 도시근로자소득은 7백88만7천원으로 여기에 집세·자가평가액을 합치면 9백66만3천원. 따라서 농가소득이 크게 높아졌는데도 도시근로자들의 84.1% (연년 83.8%)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해 농가소득이 높은 증가를 보인 것은 추곡수매가 16%인상 등 각종 수매가가 크게 올랐는데다 쌀이 사상최대의 풍작을 이루는 등 대부분의 농작물이 풍작이었기 때문. 그 위에 농촌임금상승 (15.7%), 농공지구취업확대로 사업이외 소득이 27.7%나 늘어난 것이 큰 기여를 했다.
이에 따라 농가소득 중 농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87년 38.5% (2백51만9천원)에서 작년엔 39.6% (3백21만8천원)로 높아졌다.
농가소득을 계층별로 보면 5백만원이하 농가가 22.7%이며 5백만∼8백만원미만 33.7%, 8백만∼1천만원미만 16.3%, 1천만∼1천3백만원미만 15.1%, 1천3백만원을 넘는 농가는 12.2%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출 항목 중에는 전화가설, 관광나들이 증가로 교통통신비가 큰 폭 (25.7%)으로 늘었으며 농어촌의보실시에 따른 부담 증가로 보건 의료비(22.1%)와 주거개선으로 주거비(24.4%)가 큰 증가를 보였다. 음식물비는 12.9%증가에 그쳐 전체 지출 중 음식물비가 차지하는 비중인 엥겔계수는 87년 26.9에서 작년엔 26.2로 0.7포인트 낮아졌다.
어가 소득은 지난해 어황부진에 가뭄으로 인한 양식장피해 등으로 87년에 비해 10.2%가 늘어난 호부평균 6백82만1천원에 그쳤다.

<자산>
지난해 농가자산은 평균4천4백75만4천원으로 35.2%가 증가했다. 자산중에는 토지가 41.1%, 예·저금이 43.9%씩 큰 폭으로 늘었는데 지난해 농가전체 경지규모가 큰 변동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땅값상승이 농촌에서도 자산을 부풀리는 한 몫을 한 셈이다.
한편 유동자산 중 농가의 유가증권 (채권·주식) 보유액은 호당 16만1천원으로 87년 (10만5천원)에 비해 55.3%가 늘어났다.
국민주 보급 등으로 농촌에도 주식투자인구가 늘어났기 때문. 그러나 작년말 전체 농가 호수는 1백82만6천호로 이를 계산하면 농가전체의 총 유가증권보유액은 2천7백40억원밖에 안 돼 농촌에도 주식투자붐이 일었다지만 통계상으로는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어가평균자산은 호부 87년보다 16.6% 증가한 2천6백4O만5천원으로 농가호당 자산의 59%에 머물고 있다.

<부채>
작년 농가호당부채는 3백13만1천원으로 87년에 비해 31% 증가, 부채증가율이 소득증가율 (22.7%)을 앞서고 있다.
농가부채가 이처럼 늘고 있는 것은 교육비·관혼상제비 등 비생산성 지출이 늘기도 하지만 농촌일손부족·상업농화추세에 따라 농기계 등 각종 투자가 크게 늘기 때문. 특히 농기계구입 관련부채는 지난해 59.4%가 늘어 농촌일손부족현상을 그대로 반영했다.
이와 함께 부채가 전혀 없는 농가는 87년 20.8%에서 지난해엔 18.7%로 줄었으며 빚이 1찬만원이 넘는 농가도 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어가부채는 지난해 호당 3백81만8천원으로 87년에 비해 6.1%가 감소했으나 절대액 면에선 농가를 여전히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용품 보유>
농촌에도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소비패턴이 도시를 닮아가면서 각종 문화용품 보유가 늘고있다.
냉장고와 전화는 10집에 9집꼴로, 컬러TV는 7집꼴로 갖고 있다. 또 지난해는 언론활성화로 신문창간·신문발행 부수확대가 이뤄지면서 신문을 구독하는 농가가구가 87년 24.6%에서 29.1%로 크게 증가했다.
한편 어가의 문화용품 보유는 컬러TV가 84%, 냉장고 99%, 전화 97% 등으로 문화용품보유면에서는 전반적으로 어촌이 농촌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장성효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