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文 대통령 '경제 실패 프레임' 발언 강력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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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날 야권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경제위기를 부각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실패 프레임’ 발언을 강력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여당 지도부와의 송년 오찬에서 “우리 사회에 ‘경제 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어서 성과가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기해년 첫 날인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며 만나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기해년 첫 날인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며 만나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1일 오전 현충원을 참배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방명록에 “위대한 국민, 다시 뛰는 대한민국”이라고 썼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 “최근 국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해서 국민들이 뛰지 못하게 한다. 경제를 뛰게 할 일이 산더미처럼 있는데 정부가 손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해 “세상에서 경제가 괜찮다고 해도 위험요소가 많다고 경계하는 게 국정운영의 자세”라며 ”국정 운영하는 분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투자, 성장률, 일자리가 모두 감소하는 상황인데 대통령이 경제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대통령이 어떤 사람들에게 무슨 보고를 받는지 개탄스럽다. 새해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펴달라”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오전 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새 판, 새 정치. 새로운 대한민국”이라고 썼다. 손 대표는 기자들에게 “양극단의 정치, 제왕적 대통령제가 우리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고 평화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른미래당 당사에서 열린 단배식에서 “우리 경제가 깊은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무능한 진보, 말로만 보수라면서 분열하고 내용을 갖지 못한 허망한 보수를 물리쳐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자의 “정자정야(政者正也ㆍ정치는 나라를 바르게 하는 것)”를 인용하면서 “나라의 기둥인 경제와 안보가 흔들리는 것은 정치가 기본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해엔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이 인용한 사자성어 ‘정자정야’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1주년을 맞아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정치적 좌우명이기도 하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12월 31일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12월 31일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현 정부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황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새해엔 실직한 가장은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고, 위험에 노출된 근로자는 안전한 일터를 되찾게 되고, 젊은이들은 일터를 찾아야 한다"며 “나라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 경제ㆍ정치ㆍ외교ㆍ안보도 모두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썼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새해 복 많이 받고, 부자 되십시오. 진충보국(盡忠保國ㆍ충성을 다해 나라의 은혜에 보답한다)하는 한 해 되도록 하겠다”고 썼다. 홍 전 대표는 1일 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다시 한 번 ‘진충보국’이라고 썼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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