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고수 한마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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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돈 버는 사람, 돈 버는 기업, 돈 버는 국가에 투자해야 나도 돈을 벌 수 있다."

외환위기 와중에도 우량주 투자로 큰 수익을 내 '미다스의 손'으로 손꼽히는 투자자문사 에셋플러스 강방천 회장이 소개한 돈 버는 방법이다. 그는 '돈 버는' 나라로 중국 시장을 주목했다. 신흥시장 증시의 급락에 따라 중국 증시 역시 동반하락하면서 중국 투자를 불안해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에겐 남다른 확신이 있다.

강 회장은 "일간.주간 상승률만 좇으면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가져다줄 우량주를 놓치게 된다"며 "외환위기 때 우리가 삼성전자를 외면하는 바람에 외국인들만 (삼성전자 주식 상승의) 과실을 따 먹었던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 급등락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말고 중국 증시에 장기투자하라는 조언이다. 그가 이처럼 중국 투자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는 남보다 빨리 중국 시장에 뛰어들어 철저한 조사를 했기 때문이다. 2004년에 이미 현지 법인을 설립해 시장조사에 힘을 쏟았다. 강 회장은 "7년 전 중국의 한 통신업체와 국내에 합작법인을 세워 보니 이사회의 의사결정 구조 등이 의외로 투명하더라"면서 "언어장벽 때문에 중국 경제에 문외한인 조선족에 의존하다 보니 왜곡된 측면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관심을 갖는 시장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일부 옮겨갔을 뿐 강 회장의 투자철학은 전과 똑같다. 우량주 투자를 넘어선 철저한 1등주 투자다. "자본시장 속성상 경기의 상승.하강 사이클을 거치면 결국 1등만 살아남고 1등 기업의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며 "산업 집중도가 높은 1등 기업을 제대로 골라내는 안목이 주식투자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등은 내 주변에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어떤 상점에 가서 어떤 물건을 사는지, 또 생활패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눈여겨보는 게 투자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강 회장은 "1년에 두세 달은 중국에 가는데 이때 증시 전문가를 만나는 게 아니라 주로 거리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사고 사람들과 얘기를 나눈다"며 "눈으로 확인한 현장이야말로 그 어떤 재무제표보다 확실한 투자지표"라고 주장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투자자는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다. 가령 유제품 업계 회사에 투자할 때는 매출 등 수치상으로 현재 1등을 하는 기업보다 출산율이나 고령화까지 생각해 미래의 수요를 떠올릴 정도로 생각의 고리를 이을 수 있어야 한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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