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돈아, 어쩌란 말이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담보대출 리모델링'은 조심조심=박모씨는 지난해 6월께 2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1억원을 A은행의 주택담보대출로 충당했다. 그러나 그동안 금리가 연 4% 후반에서 5% 중반으로 오르자 이자부담은 연 480만원에서 552만원으로 15% 가량 급증했다. 최근 콜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올라 그의 부담은 더 늘게 됐다. 일단 박씨는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려 하고 있다.

박씨처럼 보통 금리가 오를 때 대출은 고정금리로 묶어 놓아야 이익이다. 그러나 외환은행 목동지점의 김생수 프라이빗뱅킹(PB) 팀장은 "콜금리가 한번 더 오를 수 있겠지만 경기를 살리기 위해 꾸준한 인상은 힘들 것"이라며 "대출 갈아타기는 자제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무엇보다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는 6% 중반대로 변동금리형보다 1%포인트 가량 높다. 콜금리.CD금리가 그보다 오르지 않으면 갈아타는 즉시 손해라는 얘기다.

특히 대출 후 5년안에 다른 대출로 바꾸면 대출금의 1~2% 수준인 중도상환 수수료도 물어야 한다. 새로 길게 담보대출을 받으려면 고정금리 상품도 좋다. 특히 은행들과 달리 주택금융공사는 자금조달원인 장기채권금리가 안정세를 보인다며 최근 보금자리론(10년 만기) 금리를 연 6.6%에서 0.3%포인트 내렸다.

◆예금은 1년짜리 단타로=콜금리 뒤를 따라 예.적금 금리도 오르고 있다. 금리가 오를 때 예금은 단타로 굴려야 수익률이 높아진다. 더 높은 이자를 주는 상품이 나타나면 금방 돈을 빼 투자할 수 있어서다. 다음달에 곗돈 3000만원을 타는 김모(33.여)씨는 3년짜리와 1년짜리 은행 예금을 저울질하고 있다.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의 탁현심 PB팀장은 "최근 장기금리가 낮기 때문에 3년.5년짜리보다는 1년짜리 복리(福利)상품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리가 본격적인 상승곡선을 그린다면 CD금리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는 3개월.6개월짜리 단기상품에 돈을 넣은 뒤 만기 때 금리흐름을 보고 갈아타는 방법이 정석이다.

백미경 하나은행 성북동지점장도 "단기상품은 기본적으로 이자가 적고, 세금우대 혜택이 없다"며 "상품을 자주 교체하는 것보다 은행들이 최근 잇따라 내놓는 특판 예금(연 5% 초반)을 1년간 가입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김생수 팀장은 "3개월짜리 정기예금은 금리가 연 0.5%포인트나 올라야 1년짜리와 비슷한 효과가 난다"며 "최근 은행들의 영업 경쟁으로 6개월짜리 상품의 금리도 4.4% 수준으로 나쁘지 않다"고 했다.

◆펀드, 생각의 추를 거꾸로=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2004년 11월 이후 본격적으로 들어온 펀드투자 자금이 1200~1300선에 몰려 있다"며 "주가가 이보다 하락하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환매 유혹을 받는 투자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 이재호 자산관리컨설팅 본부장은 "투자의 본질은 리스크(손실위험) 회피가 아니라 관리"라며 "적립식펀드처럼 장기로 짜 놓은 투자는 섣불리 환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적립식펀드는 주가가 하락했을 때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만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라는 얘기다. 물론 거치식이나 '몰빵'투자로 한꺼번에 많은 돈을 넣었다면 자산에서 펀드 비중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채권형 펀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에 채권 값이 떨어진 만큼 평소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지금이 발을 담글 시점이라는 것이다.

김준술 기자

내 돈 잘 관리하는 10계명

대출

▶금리 올라도 섣부른 '고정금리 갈아타기'는 자제해야

-아직 고정금리는 6% 중반대, 변동금리는 5% 초중반대

▶'새로, 길게' 대출 받을 땐 고정금리가 유리

-금리 낮을 때 미리 고정금리로 묶어둬야

예금

▶돈을 짧게짧게 굴려라

-금리 본격적으로 오르면 3개월

▶6개월짜리 정기예금 등에 투자

-고금리 상품이 나오면 즉각 갈아타야

▶최근 금리 흐름에선 1년짜리도 적절

-콜금리 급격한 인상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

-너무 짧으면 기본 이자 적고, 세금우대도 없어

펀드

▶적립식 펀드는 오히려 기회

-주가 하락을 틈타 주식을 싸게 편입할 수 있어

-섣불리 환매하면 장기투자 계획 무너져

▶채권으로 안전도를 높이자

-금리인상 마무리돼 채권수익률 상승(채권 값 하락) 멈추면 투자전망 밝아

-변액보험도 중도인출하지 말고 채권형 펀드로 갈아타면 손실 줄어

자료=제로인·국민은행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