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돈줄 다시 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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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은은 3월중 18%선에서 안정세를 보인 총통화 증가율이 이달 들어 14일 현재 19.7%로 크게 높아짐에 따라 통안증권발행을 확대하고 지준 정책을 강화하는 등 통화 고삐를 다시 죄어 2·4분기 중에도 총통화 증가율을 18%선에서 억제해 나가기로 했다.
김건 한은 총재는 17일 1급 이상의 간부 직원이 참석하는 2·4분기 확대 연석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최근의 생산 및 수출 부진 현상이 노사 분규의 확대·원화 절상 등에 의한 대외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하고 있는 만큼 일시적인 경기 회복을 위해 통화 공급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 2·4분기에도 통화 긴축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부동산 값이 계속 오르는 등 인플레 기대 심리가 여전한 현시점에서 통화 공급을 확대할 경우 경제의 안정 기반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은의 이 같은 방침은 최근 정부 일각 및 업계로부터 급격한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통화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은은 통화 긴축의 계속과 함께 금융 자율화 및 통화 관리 방식의 간접 규제로의 전환을 위해 자동 지원되는 재할인 제도를 축소, 폐지하는 동시에 은행별 재할인 한도제를 도입, 중앙은행의 시은에 대한 재할인 규모를 적극 줄일 방침이다.
또 대기업에 대한 여신을 감축시켜 임금 인상 및 원화 절상에 따라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중소기업 및 지방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은은 현재 대부분 묶여 있는 수신 금리 자유화 폭을 점진적으로 확대시켜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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