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비 좀 내주세요’ 이젠 끝…카뱅 ‘모임통장’ 3주만에 18만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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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인터넷 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이 동아리나 동호회 같은 각종 모임을 겨냥해 이달 3일 내놓은 ‘모임통장’이 서비스 시작 3주 만에 계좌 수 20만좌에 육박했다.

은행과 달리 계좌 만들기 쉽고 #회원 모두 실시간 사용내역 공유 #회비 걷기 편해 중년층에도 인기

25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24일 0시 현재 개설된 모임통장은 18만4000여 좌. 출시 첫날(3일)에 1만좌를 넘어섰고, 6일 3만좌, 15일엔 10만좌를 돌파했다. 출시 이래 하루 평균 8760여 좌가 만들어진 셈이다. 카카오톡 특유의 ‘초대’와 ‘공유’ 기능을 활용해 손쉽게 계좌를 열 수 있는 데다, 회비 사용 내역을 모임주(총무나 회장) 이외의 다른 회원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 덕이다. 기존 틀을 깨고, 빠르고 편하게 금융을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금융 혁신 아이디어다.

기존 은행에선 모임통장을 개설하려면 여러가지로 번거로웠다. 회칙과 모임임원 명단 등을 금융기관에 제출하는 등 복잡한 가입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그렇게 복잡한 절차를 거쳐 통장을 만들었다 해도, 모임주만 모임 통장의 거래 내역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었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은 개설과 서비스 이용이 무척 쉽다. 모임주 본인이 사용하는 카카오뱅크 계좌를 모임통장으로 전환하거나, 새 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모임통장으로 전환된 계좌는 전환 전 해당 계좌와 연동돼 사용하던 기존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를 계속 사용할 수 있고 캐시백 혜택도 동일하게 적용받을 수 있다. 단, 대출계좌나 휴면계좌, 거래중지계좌, 사고계좌는 모임통장으로 전환할 수 없다.

모임통장 개설 후 모임주는 해당 모임의 단체 카톡방에 초대장을 보내 모임 구성원을 최대 100명까지 멤버로 초대할 수 있다. 초대를 받은 모임멤버는 카카오뱅크 계좌가 없어도 초대 수락과 인증 절차를 거쳐 카카오뱅크 회원으로 가입만 하면 된다.

회비 관리의 투명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도 모임통장의 강점이다. 회비의 상세 거래 내역은 모임통장이 개설된 이후부터 멤버 간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혹시 모를 보안 위험도 최소화했다. 모임 멤버에게는 모임통장의 실제 계좌번호가 아닌 안심 가상계좌번호가 노출된다. 또 ‘거래명 별표처리’ 기능을 활용하면 거래 등과 관련된 개인정보를 가릴 수 있어 다른 멤버의 신상 정보까지 보호할 수 있다.

여기에 카카오프렌즈의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해 회비 납부 등을 자연스레 ‘조를’ 수 있게 된 것도 모임통장의 장점으로 꼽힌다. 회비를 걷느라 얼굴 붉히는 대신 유머 있게 회비 납부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이 알려지면서 모임통장은 20대는 물론 50대 이상 중년층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카카오뱅크 측은 “연말·연시 모임이 많은 시기인 만큼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올해 안에 계좌 수 20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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