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피플] 백악관 NSC 부보좌관 오설리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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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지도자들과 만나거나 회의를 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거쳐야 하는 인물이 있다. 메건 오설리번(36.사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그 주인공이다. 36세의 미혼여성인 그녀가 백악관의 이라크 정책을 주무르는 핵심 인사라고 뉴욕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오설리번은 지난해부터 콘돌리자 라이스의 총애를 받는 인물로 백악관 내에서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아 왔다.

신문은 "오설리번은 매일같이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문제를 브리핑하고 있다"며 "비록 정책결정권은 없을지라도 대통령을 직접 만나며 대통령의 견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오설리번은 날마다 부시 대통령이 읽는 이라크 일일 정보보고를 책임진다. 또 이라크 관련 회의나 대통령 연설도 그의 책임이다.

부시 대통령은 오설리번을 상당히 총애하고 있다. 신문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오설리번은 대통령에게 사실(facts) 위주의 핵심을 찌르는 간결한 보고를 자주 올린다"며 "이런 것이 바로 부시 대통령이 선호하는 보고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오설리번은 매사추세츠 렉싱턴 출신으로 조지타운대에서 경제학과 행정학을 전공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공격 후 폴 브리머 전 이라크 최고행정관 보좌관으로 바그다드에 1년 이상 머무르면서 현장감각을 익혔다.

실용 온건파인 그는 신중하면서도 이라크 문제에 관한 한 미국이 종국에는 사태를 주도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백악관 동료들은 그가 언젠가는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며 이라크 문제를 총체적으로 보지 못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라크 주재 미 대사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문제를 메건식으로 보지 말자는 말이 있을 정도다. 복잡한 이라크 문제를 그가 지나치게 일반화시키는 경향이 있음을 비꼬는 말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그가 바그다드 체류 당시 임시정부 구성을 위해 시아파.수니파 지도자들을 만나며 신뢰와 친분을 쌓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가 언젠가는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 승진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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