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논술방] 풍속화 속 차별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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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의 ‘뱃놀이’

*** 학생글:이지우(서울 원광초 6)

<가>조선시대에는 신분이 또렷하게 구분되었다. 양반, 중인, ①상인, 천민으로 나누어졌다. 양반은 관리가 되어 나라를 다스리는 데 참여하였고 중인은 양반의 밑에서 일했다. 상인은 생산된 물품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②천민은 노예, 백정, 광대 등이었다.

<나> ③이처럼 신분사회가 있었던 조선후기의 생활모습이 담겨 있는 그림이 있다. ④그 당시 백성들의 생활모습을 담은 풍속화이다. 조선후기 대표적인 풍속 화가는 단원 김홍도, 김득신, 혜원 신윤복이다.

<다> 교과서나 간혹 풍속화에 대한 책을 읽다보면 ①-A백성과 천민은 죽어라 일만하고 양반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술 마시고 노는 것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흔히 보게 되는 김홍도의 ⑤'타작도' ⑥이 그림은 백성이나 천민이 열심히 벼 타작을 하고 양반은 술을 마시며 담뱃대를 쥐고 한가롭게 있다. ⑥이 그림에서는 조선시대에 신분차이가 분명했고 양반은 생산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라> 김득신의 ⑤'양반과 상민'은 양반이 지나가자 상민은 허리가 빠지도록 인사를 하는데, 이것도 너무 신분을 차별하는 일 같다. 신윤복의 ⑤'처네 쓴 여인'은 여성차별을 보여준다. 신윤복의 ⑤'뱃놀이'는 ⑤'타작도'처럼 양반만 신나게 놀면서 생산 활동을 하지 않는다.

<마> 풍속화 그림을 보면서 ①-A백성과 천민들이 왠지 불쌍하게 보인다.

*** 총평.첨삭

논제 파악 잘 했으나 감상에 그친 결론 아쉬움

하위개념(사과, 배, 감)과 상위개념(과일)은 끼리끼리 잘 묶어야 좋은 문장이다. 문장 ②가 그렇다. 조선시대 신분(상위개념)은 양반, 중인, 상민, 천민(등의 하위개념)으로, 상민(상위개념)은 농민, 상인, 수공업자(등의 하위개념)로 나뉜다. 천민은 백성(상위개념)의 하위개념이다. ①은 '상민'으로, ①-A는 '상민과 천민' 으로 고쳐야 한다.

③은 어색하다. 문장 ③④를 이어 "풍속화는 신분사회인 조선후기의 생활모습을 잘 담고 있다"로 해야 매끄럽고 경제적인 표현이다. ⑤는 작은따옴표(' ')나 낫표('')로 특정인의 작품임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중앙일보 교정부호에 따라 작은따옴표로 다 수정했다. 문장이음새인 지시어(⑥)나 접속사가 많이 쓰이면 글의 호흡이 뻑뻑해진다. ⑥은 없어도 문맥상 뜻이 통하지 않은가. 좋은 목수는 못(지시어나 접속어) 박느라 망치소리 요란하지 않아도 '집(문장아귀)'만 잘 짖는다.

<마>단락은 결말부(결론)인 듯싶다. 너무 짧다. 게다가 논술의 금기인 풍속화에 대한 주관적 감상에 그쳤다. '풍속화 속 차별세상'과 연관해 '갑오개혁의 의의와 한계'를 논했다면 논제요구사항(근대의 눈으로 바라본 풍속화 속 풍경)을 충족하면서 개요도 잘 짜인다. 가령 "갑오개혁은 비록 외세(일본)에 의존했지만 '풍속화 속 차별세상'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바꾼 최초의 근대개혁이었다"로 썼다면 논지가 잘 드러난다.

노만수 학림논술연구소 연구원

*** 다음 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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