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쇼핑몰 콘서트 고객 우롱 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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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얼마 전 한 대형 쇼핑몰의 개장 1주년 기념 콘서트에 갔었다. 토요일이었던 데다 인기가수가 출연하는 콘서트였던 만큼 공연장은 초만원이었다.

나는 이날 쇼핑몰이 기획한 이벤트에 당첨돼 그 가수와 함께 사진을 찍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오후 7시쯤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객석의 질서가 무너졌다. 이리저리 휩쓸리다 땀으로 뒤범벅이 돼 관람을 포기하고 공연장을 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문제는 이 때 발생했다. 경호원들이 나서 관객들에게 욕을 하면서 무조건 힘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물론 경호원들도 무질서한 관객들을 정리해야 하니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꼭 욕설까지 퍼부어야 하는 걸까.

이날 가수와의 사진촬영은 당연히 취소됐다. 경호원들이 "이런 상황에서는 사진촬영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약속한 것은 지켜야 하지 않느냐"고 공연이 끝난 뒤에 따졌지만 진행요원은 사과하기는커녕 제대로 신경도 쓰지 않았다.

경호원들은 옆에서 오히려 나를 노려보며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짓기까지 했다. 원활하게 공연을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입장시키고, 관객을 무시하기까지 하는, 그야말로 최악의 공연이었다. 두번 다시 그 쇼핑몰에 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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