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언어' 신경 쓰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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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일찍 여읜 아들을 위해 세 번이나 집을 옮기며 자식을 올곧게 키운 맹자 어머니의 이야기인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또 어린 맹자가 멀리 떠나 공부를 하고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학문을 중도에 포기하면 마치 길쌈하던 베를 중간에 끊는 것과 같다"며 짜고 있던 베를 칼로 잘라버린 맹모단기지교(孟母斷機之敎)라는 이야기도 있다.

위의 예처럼 자녀교육에서 어머니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아이가 홀아버지 슬하에서 자란 아이보다 훨씬 훌륭하게 성장하는 사례들이 많다. 왜 그럴까? 여성이 남성보다 감성이 풍부하며, 감성이 풍부한 어머니가 자녀를 기를 때 아버지의 부족한 부분까지도 잘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감성 차이는 두드러진다. 한 외국계 기업 사장은 한국 남성 직원들은 시대를 읽는 눈이 어둡다고 말한다. 반면 프로정신으로 무장한 한국 직장여성은 높은 생산성과 책임감으로 남성보다 업무 성취도와 부가가치 생산율이 높고, 대인관계도 뛰어나 한국의 희망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아버지들은 자기는 장황하게 말하면서 아이들 말은 끝까지 듣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들은 "우리 아빠랑은 말이 안 통해"라며 입을 닫아버린다. 아이들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칭찬과 용기의 말을 해주고, 함께 고민하는 일은 어려워서가 아니라 평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다.

하루쯤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아빠는 우리 아들을 믿어", "요즘 학원 다니느라 힘들지? 아빠가 신경도 못 써주고 미안하구나"와 같은 격려의 말은 조금만 노력하면 자연스러워지며, 결국 아이의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원에서는 '아빠참여 수업'을 분기마다 진행한다. 이런 수업을 통해 아빠들이 아이들과 뛰어 놀고 과자를 구우며 함께 요리를 즐기는 가운데 자녀의 감성과 창의력은 무한히 자라나게 된다. 또 아이들은 아빠가 읽어주는 동화 속에서 풍부한 상상력을 키우고 자연스러운 대화법을 터득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대화는 언어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언어에는 아이 수준에 맞춘 '어머니 언어'와 규범에 맞는 '아버지 언어' 두 가지가 있다. 책방에 가서 아이와 함께 책을 고르고, 독서를 같이하고, 대화한다면 아이의 적성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어머니보다 자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삶의 경험을 적절히 이야기해줌으로써 아이에게 현실감각을 길러줄 수 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노요리 료지는 아버지가 고등학교만 졸업한 공장근로자이기에 늘 바빴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 없이 아침을 먹은 기억이 없다고 회고했다. 아버지가 조금만 시간을 내서 자녀와 같이 식사하고 책을 읽는 등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지 아버지의 사회적 위치나 개인적 학습 능력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위대한 아버지는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자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이재환 ((주)위즈코리아-위즈아일랜드 대표)]

▶ 자료제공 = 위즈아일랜드 www.wizisland.co.kr (031) 716-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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