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의 23세 사장님 이준표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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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에 푹 빠져 살았어요. 그러다가 컴퓨터와 관련된 회사까지 차리게 됐네요."

대전 대덕밸리 안에서 웹 기반의 원격제어 솔루션 전문 벤처기업인 와이즈현(www.wisehyun.com) 을 이끌고 있는 이준표(23.사진)대표.그는 대덕밸리 6백여개 벤처기업 사장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하지만 직원 14명을 거느리고 있는 어엿한 기업인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1988년 부모와 함께 귀국한 그는 틈만 나면 컴퓨터를 마주보는 컴퓨터 매니어다. 중학교 2학년때인 94년에 '천리안''하이텔'등의 PC통신 호스트 프로그램인 '집현전'을 개발했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회원만 1만여명이나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집현전 이용자가 느는 것을 보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면 사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

2000년 KAIST 전산학과에 입학한 그는 방학 때면 인근 정부 출연연구소와 벤처기업을 찾아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는 "아르바이트하면서 조직 관리 방법이나 프로젝트 수행 요령 등을 터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9월 KAIST 기숙사에서 1인 회사를 설립한 뒤 학교 친구들을 중심으로 직원을 뽑았다. 그러다 보니 직원 모두 이대표와 비슷한 또래다. 그는 지난해 정통부가 주최한 벤처창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받은 부상 1억원을 창업자금으로 썼다.

와이즈현이 개발한 제품은 원격제어솔루션과 네트로 CR-M소프트 등 2가지다. 원격제어 솔루션은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서 자신의 컴퓨터 화면을 불러와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가입비 5천원)이 설치돼 있는 컴퓨터가 있으면 굳이 자신의 컴퓨터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네트로 CR-M소프트는 웹상에서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유지.보수해주는 시스템(설치비용 5천만원 수준)이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일부 언론사에서도 쓰고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이 회사는 올해 벌써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2월 일본 지사를 연 데 이어 내년께 미국 실리콘 벨리에도 지사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대표는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이규호(52)박사의 장남이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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