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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육아휴직 아빠한테 월 50만원 장려금…지자체 최초

중앙일보

입력

장려금 1억원 포함된 예산안 의결 

내년부터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육아 휴직 남성에겐 월 50만원의 장려금이 지급된다.
인천 남동구는 최근 남성 육아 휴직자 장려금 1억원이 포함된 내년도 예산안을 구의회가 의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남동구에 주민등록이 된 9세 미만 자녀가 있는 남성 육아 휴직자에게는 최대 6개월간 월 50만원씩 장려금이 지급된다.

방침을 정하고 조례를 제정하는 지자체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실제 예산산을 편성해 남성에게 육아 휴직 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인천 남동구가 처음이다.

14일 경기 안양시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내년부터 출산장려금을 인상했다. [중앙포토]

14일 경기 안양시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내년부터 출산장려금을 인상했다. [중앙포토]

대상자는 육아 휴직 신청일을 기준으로 남동구에 1년 이상 거주한 남성이다. 남동구는 100여명의 남성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남동구 관계자는 "통계청에 따르면 지역 내 남성 육아 휴직자는 2015년 45명, 2016년 63명. 2017년 78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며 "100명이 최대치 장려금을 받을 경우 총 3억원이 소요되는 만큼 내년 중에 2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인천 계양구도 추진 

남성 육아 휴직장려금 지급을 추진하는 기초 자치단체는 남동구뿐만이 아니다. 서울 서초구와 인천 계양구 등도 뛰어들었다.
서울 서초구는 올해 7월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남성 육아 휴직자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최대 1년간 아이 1명당 월 3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서초구는 내년 지역 내 남성 육아 휴직자 수가 59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아동수당 등 다른 육아 지원 대책이 대대적으로 시행되면서 내년도 예산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서초구 관계자는 "양성평등 차원에서 남성 육아 휴직자 지원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예산이 한정돼 있어 남성 육아 휴직자 장려금 예산은 여건이 되면 내년 추경에 편성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대신 아빠들이 육아를 위한 공간 확대 등 다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빠를 휴직시킨다면. [일러스트=강일구]

아빠를 휴직시킨다면. [일러스트=강일구]

인천 계양구에서도 1년 이상 계양구에 주민등록을 둔 남성 육아 휴직자에게 최대 3개월간 월 70만원씩 지급하는 '아빠 육아 휴직 장려금 지원조례'가 지난 11월 의회를 통과했다. 계양구는 내년도 남성 육아 휴직자 수를 60여명으로 예상하고 관련 예산으로 1억2100여만원을 편성한 상태다.
이 예산안은 현재 의회에서 심의되고 있다. 계양구는 내일(18일)쯤 예산안이 최종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양구 관계자는 "양성평등 실현 등으로 육아 휴직하는 아빠들의 비율은 늘고 있는데 관련 지원은 엄마에게 집중돼 아빠를 위한 지원 대책을 추진하게 됐다"며 "예산 부족분이 발생하면 추가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육아 휴직자 중 남성 비율은 2008년 1.2%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는 13.4%로 상승했다. 그러나 육아 휴직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86.6%로 남성의 6.5배에 달한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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