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폐수처리업체 황화수소 유출 사망자 3명으로 늘어…나머지 1명도 위독

지난달 28일 부산의 한 폐수업체에서 유독가스 발생으로 작업자 4명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경찰과 국과수가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소방본부]

부산의 한 폐수처리업체에서 발생한 황화수소에 질식돼 20일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폐수처리업체 직원 1명이 숨졌다. 이로써 지난달 28일 발생한 유독가스 누출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3명으로 늘었다.

20일째 의식불명 임모(38)씨 16일 사망 #경찰 황화수소 발생 경위 아직 조사 중 #국과수 감정결과 나오면 피의자 소환조사

17일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4시 14분쯤 양산 부산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임모(38)씨가 숨졌다. 담당 주치의는 황화수소 중독에 의한 뇌 손상으로 숨졌다고 진단했다.

임씨는 폐수처리업체 영업이사로 사고 당시 황화수소가 누출돼 현장 직원들이 쓰러지자 이들을 구조하러 작업장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경찰서 관계자는 “사고 당시 임씨는 현장 직원 3명이 황화수소를 흡입하고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구조하러 작업장에 들어갔다가 가스를 과다 흡입해 실신했다”며 “양산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직후 현장 직원 3명과 영업이사인 임씨 등 4명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맸다. 그러다 사고 발생 4일 만인 지난 2일 이모(52)씨가 숨졌고, 사고 발생 15일 만인 지난 12일 조모(48)씨가 숨졌다. 현재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있는 폐수처리 책임자 권모(42)씨 역시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오후 1시 8분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 있는 폐수처리업체 '선양엔텍'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돼 근로자 4명이 의식불명 상태다. [사진 부산경찰청]

이번 사고는 지난달 28일 오후 1시 8분쯤 부산 사상구 학장동에 있는 폐수처리업체에서 폐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유독가스인 황화수소가 발생하면서 일어났다.

경찰은 외부에서 반입된 강한 알칼리성분 폐수가 산성 폐수와 섞이면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황화수소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평소 다루지 않던 강한 알칼리성분 폐수가 왜 이날 유입됐는지, 누가 어떤 경로로 유입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피의자 소환 조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실시할 계획이다. 국과수는 사고 장소에 있던 폐수를 종류별로 수거해 폐수 성분을 분석 중이다.

사상경찰서 관계자는 “어떤 폐수에서 황화수소가 포함돼 있는지를 밝혀내고, 그 폐수가 유입된 과정에 누가 개입했는지 등을 분석하면 사건 책임 소재를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며 “사망자가 3명이나 발생한 만큼 사고 원인과 책임자를 분명히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