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액션영화 '이탈리안 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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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 잡(원제 The Italian Job)'은 머리 좋고, 운동 잘하고 외모까지도 출중한 사람을 볼 때의 느낌이다. 흔한 비유로 푸짐하고 질 좋은 종합 선물세트 같다고 할까.
금괴를 털기 위한 두뇌 플레이와 스릴, 내부의 배신과 반전, 복수에의 집념, 베니스-알프스-필라델피아-로스앤젤레스 등으로 이어지는 추격과 모험, 다이내믹한 액션들. 관객들이 대중영화에서 기대하는 많은 요소가 다채롭게 담겨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한 저택에 3천5백만달러어치의 금괴가 든 금고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미국의 도둑 찰리(마크 월버그). 각 파트의 전문가들을 모아 팀을 꾸린다.

자유자재로 해킹을 일삼는 컴퓨터 천재 라일(세스 그린), 뛰어난 카 레이서 출신인 핸섬 롭(제이슨 스태텀), 폭파 전문가인 스티브(에드워드 노튼)와 레프트 이어(모스 데프), 여기에 베테랑 금고털이 존 브리저(도널드 서덜랜드)가 합류한다.

특히 존과 찰리는 부자지간처럼 서로를 아낀다. 그러나 존은 배신자의 손에 죽음을 당하고 찰리는 존의 원수를 갚고 금고를 되찾기 위해 존의 딸인 스텔라(찰리즈 테론)를 끌어들인다. 그녀 역시 아버지의 피를 받아 금고를 따는 데 귀재였던 것이다.

영화는 긴박한 추적 장면이 기막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좁은 수로를 따라 보트들이 엎치락뒤치락 포말을 일으키고, 지하철 터널과 골목길을 미니 자동차가 요리조리 빠져나가고, LA의 고층빌딩 사이를 헬리콥터가 휘휘 날기도 한다.

'파이트 클럽'의 에드워드 노튼과 '부기 나이츠'의 마크 월버그, 노장 서덜랜드 등 배우들의 연기도 조화롭다. 종합선물세트가 흔히 그렇듯 이것저것 건드리는 건 많으나 어디 한 곳에서 깊은 맛을 느끼기 힘든 단점은 있다. 감독은 '네고시에이터'의 게리 그레이. 15세 이상 관람가. 다음달 3일 개봉.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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