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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오페라 하우스에 선 코이카 대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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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봉사활동을 현지 최고무대에 설 수 있어 영광이지요." 이집트 카이로소재 오페라하우스에서 8일 연주회를 마친 바이올리니스트 최갑주(49)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대원은 웃으며 말했다. 그와 연주를 끝낸 첼로이스트 구현진(26) 대원도 "봉사활동하면서 한국을 알릴 수 있어 기뻐요"라고 맞장구 쳤다.

이들이 이날 선 무대는 이집트에서 최고 예술의 전당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 소극장에는 이집트인들과 한국교민 300여명이 자리를 가득메웠다. 중국, 일본, 오스트리아, 폴란드,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등의 대사 부부가 왔고, 이집트 외교부 문화담당차관보도 한국 음악에 푹 빠졌다. 클래식 및 한국가곡과 가요 등을 들은 현지인들은 앵콜을 외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현지 교민 바이올리니스트 정지윤(36)과 이집트 원로 플릇 연주자도 이날 연주회에 참여했다. 한국민요를 연주할 때는 카이로 연합뉴스 특파원 부인인 정미영씨도 장구 반주를 곁들여 주었다. 지난 몇달간 곡선정 및 연습을 위해 5명의 연주자들은 300여km 거리의 카이로와 북부 알렉산드리아를 수없이 왕복했다.

최 대원과 구 대원이 이날 오페라하우스에 서게 된 것은 최승호 이집트 주재 한국대사의 남다른 음악사랑이 계기였다. 최 대사는 올해 1월 교민과의 신년하례식을 신년음악회로 관저에서 주최했다. 당시 초대를 받았던 이집트 원로 플릇 연주자 무하마드 알바르바리씨가 코이카 대원들의 연주에 반해 오페라하우스 콘서트를 주선했다. 그는 또 무대에서 한국 가곡과 가요를 같이 연주했다. "아름다운 한국 음악을 배우고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알바르바리씨는 말했다.

이집트 북부 알렉산드리아의 두 청소년 센터에서 음악지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최 대원과 구 대원은 "이집트와 한국의 우애를 다지는 이같은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사회분야 협력관계를 증진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것도 "코이카의 임무"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카이로=서정민<특파원amir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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