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한 마리로 30명을 먹였다"… 춘천 어린이집 부실 급식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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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한 어린이집 학부모비상운영위원회 요구사항. [뉴스1]

춘천 한 어린이집 학부모비상운영위원회 요구사항. [뉴스1]

강원 춘천시 한 시립 어린이집에서 부실 급식 의혹이 제기됐다.

10일 한 어린이집 학부모비상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관내 한 어린이집에서 최근 제기된 부실 급식 의혹과 관련한 요구사항과 탄원서를 시에 제출했다.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지난달 6일 최근 관내 어린이집에서 발생했던 급식 비리와 부당해고, 갑질, 무료노동 등에 대한 교사들의 내부고발 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한 어린이집이 학부모모니터링이나 급식지원센터에서 감사가 나올 때는 국산 기름을 꺼내놓고 평소에는 중국산을 사용하는 등 부실한 급식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관내 한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사실 확인을 위해 비상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전체학부모 21명 중 15명이 참석했으며 시에 해당 어린이집의 예산의 사용항목과 사용처 감사, 해당 의혹에 대한 증거자료 공개, 원장 사퇴, 시장 간담회 등 요구사항을 제출했다.

한 학부모는 "내부고발 사례에 원장이 급식지원관리센터의 식단표를 활용하지 않고 비싼 육류나 생선류를 빼거나 일일 영양소에 미치지 못하는 식단을 제공한 의혹이 있다"며 "조랭이 떡국에 소고기를 빼고 달걀을 넣기도 하고 간식도 영아용이 아닌 일반 음료와 빵을 지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자를 며칠씩 먹어야 된다면서 감자를 으깨서 아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닭 한 마리로 30여명이 먹어야할 급식을 만드는 등 말도 안되는 내용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해당 요구사항 접수 후 어린이집에 대한 3차례 불시 점검을 진행한 결과, 미비한 점을 발견해 급식과 재무회계 개선명령을 내렸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사실 확인할 계획이며 다음 주 중 해당 학부모들과 시장간 간담회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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