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기대심리 최저…주가하락 부채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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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여름을 향해 가는데 소비심리는 오히려 '겨울'로 성큼 다가섰다. 소비자 기대지수가 넉달째 하향세를 보이면서 결국 8개월만에 기준치 밑으로 떨어졌다.

현재 살림살이에 대한 만족감도 떨어졌다. 한창 경기 침체였던 지난해 수준이다. 지표는 '경기 확장 국면'이라지만 마음은 '침체'라는 얘기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98.0으로 전월(100.6)에 비해 2.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월(104.5) 이후 4개월째 하락세다. 기준치(100)을 밑돈 것도 지난해 9월(99.1) 이후 8개월 만이다.

경기 기대지수는 90.4까지 떨어졌고 생활형편 기대지수(98.9)도 기준치를 하회했다. 올 하반기에 대한 경기 전망이 밝지 못하다는 얘기다.

심리 악화 요인으로는 고유가(48%)와 환율(15.3%) 등이 꼽혔다. 최근 주가 하락도 한몫했다. 이는 6개월전과 비교해 현재의 자산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관적인 평가를 나타내는 자산평가지수에서도 확인된다.

주택 및 상가, 토지 및 임야, 금융저축 부문 등 전 분야에서 하락한 가운데 주식 및 채권 부문(89.0)은 전월에 비해 10p 이상 급락했다.

정창호 통계청 통계분석과장은 "생산과 소비 등 실물지표는 상승하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자 기대지수만 하락하고 있다"며 "고유가와 환율하락에 주가하락까지 겹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가 안정되면 소비자 기대지수도 다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외 여건이 여전한 상황에서 주가도 계속 하락하고 있어 소비심리가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방선거 후 정책 불확실성도 심리 악화를 부출길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를 제외한 나머지 전 연령대에서 기대지수가 하락했다. 소득계층별로는 모든 소득계층에서 기대지수가 떨어졌다. 특히 300만원대(99.4)가 5포인트 가까운 하락폭을 기록하며 기준치 밑으로 내려갔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 생활형편을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 역시 전월에 비해 4.2p 하락한 83.0을 기록했다. 경기 평가지수(79.3)와 생활형편평가지수(86.7)도 모두 전월에 비해 하락했다. 실제 느끼는 경제 체감도가 악화되고 이다는 얘기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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