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 고지 문턱서 "좌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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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거래 대금은 사상 최고>
종합 주가 지수 1천 포인트를 향해 힘차게 줄달음치던 증시 주가가 일보 직전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17일 증시에서는 개장 초부터「사자」 주문이 쇄도, 상한가가 속출하는 폭등세를 나타내면서 전업종이 오름세를 보여 오전 11시40분에는 종합 주가 지수가 9백97·85를 기록, 1천고지 돌파는 시간 문제인 듯이 보였다.
그러나 후장 들어 단기 과열을 우려한 경계 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시세가 밀리기 시작, 결국 전날보다 0·41포인트 오히려 떨어진 9백85·68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어 18일에도 경계 심리에 의한 매도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져 오후 2시 현재 종합 주가 지수는 981·38을 기록, 약보합세에 머물렀다.
하지만 많은 증시 전문가들은 1천을 돌파하는데 그리 시일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급등과 지수 1천에 대한 부담감으로 일시 조정을 보이고는 있으나 앞으로 장세 전망을 밝게 보는 대기 매수세가 강해 거래량 (17일 현재 2천9백49만주)과 거래 대금 (7천70억원)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
주가 지수 1천 돌파 시기에 대해서는 다음주 중이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나 의외로 9백80∼9백90언저리에서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요즘 주가와 거래량 등 증시의 움직임으로 보아 오름세가 4월까지 연결되면서 지수는 1천1백 포인트를 넘어갈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엄청난 개미군단 포진>
이달 들어 증시 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폭발 강세를 나타내는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오를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도 천장 부지로 주가가 치솟으니 역시 귀신도 모른다는 주가가 아니겠느냐며 주가의 속성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기도 한다.
또 다른 측에서는 지난 1∼2월중 증시가 조정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가명 투자 금액이 1천3백억원 이상 늘었음을 지적, 선거를 앞두고 정체 불명의 자금 유입이 속속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치권 자금의 유입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증시의 수직 상승 원인은 증시 내부에서 찾으려는 의견이 지배적.
우선 과거 2개월 동안 충분히 조정을 거쳤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3월 큰장」을 믿고 증시로 하나둘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즉 개미군단이 엄청나게 증시 주변에 포진해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많은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의 장세를 「신설 점포의 영향」으로 풀이하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시중 자금 사정의 호전으로 시중 부동 자금이 하루 평균 6백억원씩 증시로 몰려들어 16일 현재 고객 예탁금은 2조8천3백9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선거전에 악재 없다」는 과거의 경험으로 중간 평가 투표전에 증시가 움추려 들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가명 투자가 점차 늘어>
가명 주식 투자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증권업 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말 현재 가명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계좌 수는 모두 4만1천9백6계좌로 지난 연말보다 1천1백80계좌가 늘어났으며, 가명 주식 투자 규모도 지난해 연말보다 1천3백29억원이 늘어난 1조2천7백26억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가명 주식 투자 규모는 전체 시가 총액 규모의 1·94%에 해당한다.
한편 2월말 현재 가명 투자자들의 계좌 당 평균 투자 금액은 2천7백81만원으로 실명 투자자들의 평균 투자 금액 1천12만원에 비해 2·75배나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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