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ㆍ소비ㆍ투자 ‘반짝 개선’됐지만…동행지수 7개월째 내리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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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산업생산이 증가로 돌아서고 소비와 투자도 늘어 산업 동향의 주요 3가지 지표가 9개월 만에 모두 개선됐다. 그러나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 연속 하락해 경기 침체 우려는 여전하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 에 따르면 생산·소비·투자 지표는 모두 개선세로 나타났다. 이 세 지표가 전월 대비로 모두 증가한 것은 올해 1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지수(2015년 100)는 107로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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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공업(1.0%)과 서비스업 생산(0.3%)이 늘면서 전체적으로는 상승했다. 광공업에서 자동차(-2.5%) 부문 생산은 감소했으나 금속가공(6.4%), 기타 운송장비(8%) 등이 늘었다.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0.2% 올랐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6%)는 줄었고 승용차 등 내구재(1.7%)와 의복 등 준내구재(0.4%)는 늘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 동향과 과장은 “의복의 경우 날씨가 추워지며 겨울상품을 먼저 사들인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매판매 지표 개선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 영향도 받았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올해 5월 37만명에서 10월 49만7000명까지 늘어나는 등 증가세에 있다.

10월 설비투자지수는 전달보다 1.9% 상승했다.

지난달 설비투자를 분야별로 보면 특수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0.9%) 투자는 감소했고 자동차 등 운송장비(10.0%) 투자가 늘었다.

반면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토목(-5.5%)과 건축(-1.2%) 공사 모두 줄어들면서 전월보다 2.2% 감소했다.

최근 수주가 부진한 데 따라 일반토목과 주거용건물 공사 실적이 모두 줄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98.4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기간이었던 2009년 5월 97.9를 기록한 후 9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4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했다. 2004년 4∼10월에도 7개월 연속 하락한 적이 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4포인트 떨어져 98.8이 됐다. 이 지수는 올해 6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런 만큼 지난달 생산·소비·투자의 '반짝 상승'을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생산·소비·투자 지표는 계절적 요인과 불규칙적인 요인이 작용한 일시적인 개선인 반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이런 요인들이 제거된 지표"라고 말했다. 온 교수는 "세계 경제는 아직 호조인데 우리 경제는 7개월 전부터 이 지표가 하강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머 “이 지표가 수 개월 이상 연속 하락하면 경기가 하강추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도 “건설기성을 제외한 대부분 지표가 증가해 전월보다 개선됐다”라면서도 “개선 흐름이 아주 강하지는 않아 경기 지표가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고광희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미·중 통상분쟁이 지속하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서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등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하는 한편, 경제·고용의 정상궤도 복귀를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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