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광장의 도시'서 축제 또 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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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광장 문화는 서양의 전유물로 통한다. 아시아에도 물론 광장은 있다. 하지만 중국의 천안문 광장처럼 요동치는 정치와 역사의 현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2002년 서울광장에서의 응원은 축구의 대륙 유럽에 강한 인상을 심은 아시아 최초의 광장 문화였을지 모른다.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도시에서 내놓는 홍보자료를 보면, 독일 월드컵은 '광장 월드컵' 같다. 모든 도시에서 팬 페스트(축제)를 계획했다. 장소는 대개 광장이다. 이곳에서 대형 화면을 이용한 응원과 각종 공연 등 이벤트가 열린다.

하노버시가 가장 먼저 광장을 열었다. 7일 바털루 플라츠에서 팬 페스티벌을 시작했다. 스콜피언스, 하인츠 루돌프 쿤제, 퓨어리 인 더 슬로터하우스 등이 공연한다. 바털루 플라츠는 2만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9일부터는 두 개의 대형 화면을 통해 7월 9일까지 열리는 모든 경기를 관전할 수 있다.

하노버시는 이 행사에 거는 기대가 대단하다.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시장이 나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헤르베르트 슈말슈티엑 시장은 월드컵을 취재하는 매스컴에 보낸 메시지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안전하며 수준 높은 축제를 열겠다. 월드컵 축제를 하노버가 주도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성당의 도시' 쾰른은 월드컵 기간에 '파티의 도시'로 이름을 바꾼다. 구시가지에 있는 호이막트와 론칼리 플라츠에서 열리는 파티의 이름은 '라 올라 콜로니아'. '흥겨움이 넘쳐나는 쾰른'이라는 뜻이다. 브라질의 삼바와 아프리카 음악, 록 밴드와 재즈 밴드의 공연 등이 하루도 쉬지 않고 열린다.

프랑크푸르트는 광장 대신 마인강을 배경으로 삼았다. 행사의 이름은 '마인 아레나 팬 페스트'. 프랑크푸르트의 빌딩 숲을 배경으로 작센하우젠 지역을 마주보는 마인강 변에 월드컵 개최 도시를 상징하는 12개의 무대가 만들어진다. 부둣가에 설치된 세 개의 화면을 통해 64경기를 모두 관전할 수 있다.

쾰른=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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